‘푸르밀 사태’…전북 정치권 뭐 했나?
[KBS 전주] [앵커]
푸르밀이 이대로 문을 닫으면 수천여 명이 생계 위기를 피할 수 없는데요.
피해 낙농가와 노동자들이 목놓아 생존을 외쳐온 사이 지역 정치권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0일 열린 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
[김승남/국회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 "장관님, 푸르밀 소식 들으셨죠? 하루아침에 전 직원 400명이 해고되고 낙농가들 날벼락을 맞았는데, 파악하고 계십니까?"]
[정황근/농림축산식품부 장관 : "예, 연간 4만 톤 되는 거로 알고 있고 다른 업체하고 연결하고 이런 걸 저희들이 지원하겠습니다."]
푸르밀의 도산 위기를 장관에게 꺼낸 김 의원의 지역구는 '전남'입니다.
안호영, 윤준병, 이원택 의원 등 농해수위 소속 전북 의원이 세 명이나 되지만, 이들 의원에게 푸르밀 문제는 관심 밖이었습니다.
이후 두 차례 더 열린 상임위에서도 '푸르밀'을 언급한 지역 국회의원은 없었습니다.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집단해고 위기를 지적하고 "끝까지 챙겨보겠다"는 이정식 장관의 답변을 끌어낸 것도 전북과는 거리가 먼 다른 국회의원이었습니다.
두 장관의 공식 답변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따져 묻는 것도 국회 역할이지만, 전북 의원들은 '강건너 불구경'하듯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임실 지역 낙농가와 공장 노동자, 화물차 기사, 전국 대리점, 여기에 가족까지 고려하면 수천여 명이 생계 위기에 놓여 있지만, 지역 정치권의 현실 인식은 너무도 안일합니다.
임실군의회가 특위를 만들고, 전북도의장과 면담도 했지만 이렇다 할 대응책은 아직 없습니다.
지지 기반인 전북의 현안과 민생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민주당 전북도당도 손을 놓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상옥/푸르밀 낙농가 비상대책위 회장 : "총리하고 전라북도 고향인 국회의원들, 민주당 국회의원들하고 노력 좀 해달라고, 제발 좀 부탁한다고 협조문을 보냈어요. 입이 쓰네요, 입이 써."]
몇 해 전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 닫는 모습을 무력하게 바라봐야 했던 전북 정치권.
발 벗고 나서는 이 하나 없는 오늘은, 책임 의식을 상실한 지역 정치의 현실을 엿보게 합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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