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오빠 왜이래?” 신비주의★들, SNS로 잠금해제

강주일 기자 2022. 11. 8.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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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 SNS



뒤늦게 SNS를 시작하며 켜켜히 쌓인 매력을 분출 중인 관록의 스타들이 있다.

최근 SNS가 연예인들의 최고의 홍보 수단으로 자리잡았음에도 SNS를 전혀 하지 않는 이들도 많았다. “어색하고, 귀찮고 잘 못하겠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런데 이들이 SNS를 시작하니 대박을 쳤다. 언니, 오빠들의 솔직하고 어색한 피드가 대중을 열광시키고 있는 것이다.

배우 소지섭은 지난 9월 5일 데뷔 28년만에 처음으로 SNS를 개설했다. 그는 자신의 별명인 ‘소간지’를 영문으로 적은 ‘soganzi’를 활용한 주소로 인스타그램을 만들었다. 이후 “이게 시작었지···”라는 짧은 글과 함께 1995년 청바지 브랜드 스톰(STORM) 모델 데뷔 시절 풋풋한 사진을 첫 포스팅으로 공유했다. 그는 당시 함께 모델로 활동했던 송승헌과 함께 찍은 사진도 올렸고 이는 다시한번 화제가 됐다.

소지섭 SNS



“자기 비하는 제일 고급 유머”라는 말이 있던가. 소지섭은 ‘워스트 패션’으로 오랜시간 자신을 꾸준히 괴롭혀 온 ‘마술사 패션’을 곧바로 포스팅하며 고급 유머를 구사했다. 그는 2013년 SBS ‘연기대상’에 직접 스타일링해 입고 나와 논란이 된 마술사 모자와 통 넓은 바지 사진을 모아 올리며 “너 왜 그랬소”라는 글을 덧붙여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지금까지 본 적 없었던 그의 어린 시절 모습도 공개됐다. 귀여운 개구쟁이 시절 모습은 그의 별명 ‘소간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전시회장에서 ‘소’ 그림을 보다가 눈을 피하는 설정도 있다. 누리꾼들은 소지섭의 이런 의외의 포스팅에 “짱구력 상승” “왜 나이들수록 자꾸 귀여워지냐”며 친근감을 표현했다.

소지섭 SNS



소지섭 SNS



소지섭 SNS



두 아이 출산 후 연예계에 복귀해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 한가인 역시 지난 9월 8일 데뷔 20년만에 개인 인스타그램을 오픈했다. 한가인은 절친한 배우 최희서, 신현빈과 함께 있는 자연스러운 사진들을 올리며 자신의 SNS 콘셉트가 ‘유머’라고 밝혔다. 누가봐도 ‘못’ 찍고 어색한 사진들은 젊은 이들 사이에서 말하는 ‘인스타용’ 사진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가인은 여신 외모와 정 반대되는 호탕한 성격과 솔직한 입담으로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에서 화제를 모은 뒤 SBS ‘써클하우스’, SBS ‘싱포골드’, MBN ‘그리스 로마신화-신들의 사생활’에서 MC로 활약 중이다. 그는 지난 9월 21일 SBS ‘싱포골드’ 출연 사진을 SNS에 올리며 엄청난 실수를 하고 말았다. 인스타그램의 사진 비율이 1:1이라는 것을 몰라서 직사각형 사진 그대로 올리는 바람에, 목 부분에서 얼굴이 잘리는‘참사’가 벌어진 것. 그러나 그의 실수가 기사화되며 오히려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됐고 ‘이색 홍보 여신’으로 등극하게 됐다.

배우 한가인은 SNS 이용 방법을 잘 몰라 얼굴이 잘린 사진을 올려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한가인 인스타그램.



아이돌도 아닌 40~50대 나이에도 주목받는 스타들의 인스타그램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그간의 ‘주인공’ ‘톱스타’ ‘카리스마’ ‘여신’ ‘간지’ 와 같은 틀에박힌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매력과 유머를 솔직하게 드러냄 으로서 ‘한 물 간’ 대신 ‘친근한’ 배우로 발돋움 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김혜수다. 여배우들이 모두 앞다투어 얼굴, 피부, 몸매를 보정해 올리는데 급급해 있을 때 50대 여배우 김혜수는 짱구 잠옷을 입고, 민낯을 공개하고, 초록색 트레이닝의상에 벙거지 모자를 쓰고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SNS 트렌드를 이끌었다. 촬영 현장이나 시상식 등의 연출없는 비하인드도 김혜수의 SNS에서 만날 수 있다.

드라마 ‘슈룹’ 촬영 현장을 올린 배우 김혜수. 김혜수의 SNS에는 멋지고 화려한 사진들 뿐 아니라 친근하고 재밌는 사진들도 많이 볼 수 있다.



배우 이민정의 인스타그램은 ‘댓글 맛집’으로 불린다. 그는 남편인 이병헌 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털털하고 솔직한 댓글을 달며 좋은 이미지를 얻었다.

글로벌 스타가 된 이정재도 지난해까지 SNS가 없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흥행 후 해외 팬들이 늘자 부랴부랴 인스타그램을 만들었는데, 셀카를 단 한 번도 찍어본 적이 없는 듯 참담하기까지한 그의 사진 촬영 실력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금은 화보컷과 뉴스 기사컷도 많이 눈에 띄지만 중간중간 그가 직접 찍은 사진과 영상들은 여전히 ‘아재 스타일’이다. 머리 숱이 없어보여도, 피부에 주름이 많이 보여도, 술에 취해 보여도 ‘실시간 노보정’ 으로 “SNS란 이런 것”을 몸 소 보여주는 중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상상 할 수 없는 노보정, 노필터 컷. 이정재 SNS



나오미캠벨과 함께 친밀한 포즈로 사진을 찍은 배우 이정재. 술을 마신 듯 발그레한 얼굴도 숨기지 않았다. 이정재 SNS.



정우성 SNS



그에 앞서 이정재의 절친인 정우성도 ‘참 솔직한 SNS’으로 젊은 팬층으로부터 친근한 이미지를 얻었다. 정우성은 너무나 정직한 정면 셀카만을 찍어 “형 얼굴 그렇게 쓸거면 나 줘요”라는 유명 댓글을 양산하기도 했다.

카리스마를 벗은 중년 스타들의 유쾌한 일상 포스팅은 MZ세대들을 끌어들이기 충분했다. 이들은 관록과 유머를 장착한 SNS를 통해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두 번째 전성기를 맞고 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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