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미·중에 날아온 기후변화 청구서 41조 원‥중국 "선진국이 내야"

조희형 joyhyeong@mbc.co.kr 2022. 11. 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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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후변화로 "유럽만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부유한 비유럽 국가들에 자신들의 몫을 지불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는 부유한 비유럽 국가들로는 중국과 미국을 콕 집어 말했습니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이유로 미국과의 기후 변화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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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파키스탄을 휩쓴 대홍수

파키스탄 '성서에 나올 법한 대홍수'‥복구 비용만 41조 원 지난 6월, 우기인 몬순을 맞은 파키스탄에선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익사와 건물 붕괴 등으로 1천 700명이 숨졌고, 국토의 3분의 1이 잠겼습니다. 기록적 폭우는 '성서에 나올 법한 대홍수'로 표현됐습니다. 홍수가 지나간 뒤엔 수인성 질병으로 300명 이상이 숨지고, 270만 명의 환자가 나왔습니다. 특히 어린이와 임신부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집중취재M] 폭우에 1천 명 숨진 파키스탄‥"성서에나 나올법한 홍수"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02754_35744.html

▶ [기후환경 리포트] 유럽·중국 대가뭄이 파키스탄 살인 폭우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today/article/6404030_35752.html

이집트에서 열린 COP27에 참석해 연설하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기후 변화 가해자는 선진국‥피해는 개도국이 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8일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정상회의에 참석해 복구 비용이 41조 6천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선진국에 손실과 피해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대홍수는 기후 변화가 원인이며 기후변화는 선진국들의 책임이라는 겁니다. 샤리프 총리는 "파키스탄 같은 국가들이 북반구에 사는 국가보다 더 큰 피해에 노출될 것임을 모두가 다 알고 있다"며 파키스탄에선 여전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제대로 된 피난처도 없는 가운데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도 "파키스탄은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이번 총회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 문제를 각국이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 조달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는 기후 변화로 인한 보상 문제가 최초로 COP27 정상회의의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집트서 COP27 개막

기후 변화 책임은 '너'‥서로 책임 떠넘겨 그동안 기후 변화에 직격탄을 맞은 개도국들에 대한 보상 논의는 헛바퀴를 돌았습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COP15 생물다양성회의에서 가난한 나라들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것을 돕기 위해 2020년까지 부유한 나라들이 '연간' 138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지원된 금액은 122조에 불과했습니다.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정상회의에선 유럽연합과 미국은 별도의 금융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COP27서 아프리카 청년들과 대화하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선진국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후변화로 "유럽만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부유한 비유럽 국가들에 자신들의 몫을 지불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는 부유한 비유럽 국가들로는 중국과 미국을 콕 집어 말했습니다. 두 나라는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제일 많이 배출하는 1, 2위입니다. 중국은 2020년 기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0%를 차지했고, 미국은 14%를 기록했습니다.

셰젠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 [출처: 글로벌타임스]

'개도국' 중국 "개도국 요구 들어달라" 중국은 미국에 청구서를 미뤘습니다. COP27에 참석한 셰젠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는 "이번 회의가 개발도상국의 요구를 최대한 충족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세계무역기구 WTO에서 개도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셰 특사의 발언은 자신들은 개도국이니 책임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에너지 안보를 중시하는 중국으로선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으로 석탄은 포기하기 어려운 에너지원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당 대회에서 "석탄을 더 깨끗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사용하겠다"며 석탄에 대한 계속된 의존을 시사했습니다.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2030년 이전 정점을 찍은 후 2060년까지 '제로'로 내려갈 것"이라며 2030년까진 마음대로 사용할 수도 있는 여지도 남겨놨습니다.

공화당이 약진하면? 에너지 정책 '흔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머뭇거리며 민간 기업들이 개도국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변화 수석 고문인 존 디 포데스타는 "정부 자금만으로는 취약국가가 필요로 하는 규모를 충당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의 관리들은 기업들이 참여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계획이 어떻든 간에 미국은 중간 선거 결과를 봐야 합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선거에서 예상대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다면, 바이든 행정부에 화석 연료를 계속 사용하라고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말라버린 프랑스 포도밭, 바닥 드러낸 중국 포양호

UN "협력하지 않으면 멸망할 것" 올해 여름은 기후 변화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미국 북동부를 집어삼킨 기록적인 폭염, 말라버린 중국 양쯔강, 프랑스의 말라버린 포도밭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한국 역시 지난 8월 내린 폭우로 서울 강남 일대가 침수되고,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대로 이상기후가 계속된다면 선진국과 개도국,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이유로 미국과의 기후 변화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이번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 연설에서 "세계는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있다"면서 이번 COP가 'Cooperate Or Perish'가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강대국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조희형 기자(joyhye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2/world/article/6424997_356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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