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백신패스 보안 노하우 담은 `블록챗`… 개인정보 수집않는 프리 메신저

윤선영 2022. 11. 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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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만명이 사용한 '쿠브'의 차기작
원하는 사람만 코드 보내 메신저 연결
정보 유출 우려하는 소수 위해 제작
각종 인증서·금융 서비스 제공 준비
기업용 모듈화 구상… 펫 사업도 계획
블록챗. 블록체인랩스 제공
블록챗. 블록체인랩스 제공
블록체인랩스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방향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블록체인랩스 제공

"중앙 서버 없는 무료 메신저 서비스 '블록챗'을 통해 많은 이들이 실제 생활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효용을 직접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임병완 블록체인랩스 공동대표는 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세상을 휩쓸었던 코인 열풍 가운데서 가상화폐 없는 블록체인 기술에 집중해 4300만명이 사용한 코로나19 백신 패스 '쿠브(COOV)'를 만들었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노하우와 세상의 신뢰를 얻었다"며 "지난 10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러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을 준비해왔고 웹 3.0 시대의 서막을 여는 그 첫 번째 출시 작품이 바로 블록챗(사진)"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랩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많은 국민이 내려받았던 전자 예방접종 증명 시스템 쿠브를 개발·운영한 블록체인 기술 기업이다. 지난 2013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이래 블록체인 기술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2018년 가상화폐 없는 퍼블릭 블록체인 '인프라블록체인' 특허 기술을 개발하고 블록체인을 실질적인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블록체인랩스는 쿠브 외에도 3~4개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중 블록챗을 쿠브 다음으로 출시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최적의 서비스'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종훈 블록체인랩스 공동대표는 "블록챗은 무료 서비스이고 어떠한 개인정보도 수집하지 않아 다른 메신저들처럼 광고를 할 수 없다. 즉 수익 모델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라며 "그러나 개인정보를 일체 제공하지 않아 로그인 자체가 없고 어느 누구도 자신의 대화를 이용할 수 없으며 원하지 않는 사람과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을 세상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그동안 코인 거래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블록챗은 실생활에서 블록체인이 어떤 효용을 주는지 사용자들에게 확실하게 인식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는 설명이다.

회사가 블록챗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1년 남짓으로 전담 팀 인원은 총 15명이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랩스는 '블록챗을 사람들이 진짜 원할 것인가'를 가장 고민했다. 임 대표는 "개발 과정에서 '굳이 사용이 편리한 메신저 서비스가 세상에 많은데 블록챗을 필요로 할까', '블록챗은 어떤 가치와 효용을 사람들에게 줄 수 있을까', '대화 내용을 비롯한 개인정보를 소중히 여기는 정말 사람들이 많이 있을까' 등을 끊임없이 되물었다"며 "이 고민에 대한 답은 그 숫자가 100만명, 1000만명이 아니더라도 분명히 기존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식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비록 그 숫자가 적더라도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과 비전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충분히 출시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보안성을 보장하는 블록체인 메신저는 대화 당사자를 제외하고 어느 누구도 대화 내용을 알 수 없는 만큼 개인뿐 아니라 사업가, 정치인 등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 텔레그램을 선호하는 것도 높은 보안성과 익명성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랩스는 블록챗이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 이외에 개인 프라이버시를 중요시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메신저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블록체인랩스가 주목하는 것은 굳이 중요한 정보를 다루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과 연결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라며 "기존 메신저는 일회성 연락을 위해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경우에도 상대방과 메신저로 연결돼 나의 프로필 등을 노출할 수밖에 없지만 블록챗은 원하는 사람에게 코드를 보내 연결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로부터 자유롭다"고 전했다.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아 오히려 사이버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블록챗은 오프라인상에서 서로 신원이 확실한 사람들끼리 동의하에 연결되고 언제든 원하지 않으면 끊을 수 있다"며 "오히려 서버 뒤에서 익명성을 무기로 범죄를 일으키거나 나를 숨기고 마약을 판매하는 등의 익명성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랩스는 향후 블록챗을 단순한 메신저를 넘어 개인의 대화를 비롯한 개인정보를 직접 팔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나의 의료 정보, 소비 내역, 정치적·사회적 의견 등을 원하는 사람에게 직접 제공하고 그 수익을 개인이 얻을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임 대표는 "개인정보는 단순한 인격권이 아닌 재산권이다. 지금까지는 거대 플랫폼 기업이 개인정보를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지만 앞으로는 그 수익을 개인이 얻을 수 있도록 해주려고 한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블록챗이 이러한 웹 3.0 시대의 총아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랩스의 궁극적 목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실생활에서 효용을 발휘하고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랩스는 블록챗 출시 이후에도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재 해외 국가 기관 및 현지 기업과 함께 쿠브같이 각종 인증서를 담을 수 있고 메신저 기능은 물론 블록체인 어카운트를 이용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싶은 기업들을 위해 보다 쉽게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듈화해 서비스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펫 사업도 진행한다. 임 대표는 "블록체인 회사가 왜 펫 사업을 준비하는지 궁금하실 텐데 곧 별도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귀띔했다.

임 대표는 그러면서 "블록체인랩스가 지금까지 선보였고 앞으로 선보일 서비스들은 전부 기존 세상에 없던 것들로, 우리에게는 보고 배울 레퍼런스가 없다. 따라서 많은 시행착오와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응원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반드시 IT 역사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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