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은행 내년 순익 18.5조 전망…경기 둔화에 대손비용 증가"(종합)

김정은 기자 2022. 11. 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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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
"내년 경기 부진 심화 가능성…보험업계·카드사 수익성 둔화"
2022.8.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한국금융원구원은 내년 국내 은행 당기순이익을 18조5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18조1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이란 예상이다. 실물 경기 둔화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당기순이익 증가를 억제할 것으로 봤다.

이순호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에서 "경기 부진 심화 가능성 등 대손비용 증가를 야기할 하방위험이 산재했다"며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대출 부문의 수요 급감 대응을 위한 경영전략과 건전성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융연구원은 내년도 실물경기가 둔화하고 대출금리가 급격히 올라감에 따라 자산건전성 악화와 더불어 대손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의 내년도 대손비용은 올해(6조6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 늘어난 9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도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올해보다 상승한 1.73% 수준을, 이자 이익은 올해와 비교해 7.5% 증가한 59조원으로 제시했다. 시장금리가 올해 2분기부터 본격 상승해 하반기 그 속도가 빨라진 점을 감안하면 대출금리는 내년 상반기부터 시장금리 상승을 충분히 반영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은행의 내년도 대출 증가율은 올해보다 둔화한 4%대로 내다봤다. 주택시장 침체와 위험자산 부진으로 가계 대출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기업의 경우 내년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출 수요가 클 것으로 보이며, 특히 대기업은 회사채 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 대출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연구원은 그동안 낮게 유지되던 금리가 2020년 7월 이후 급격히 상승 중이란 점에서 국내 은행의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20년 7월 0.826%를 저점으로 최근 4%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 실장은 "시장에 실물과 괴리된 대출증가세와 잠재적 부실기업 비중 증가, 만기 연장·상환유예로 인한 구조조정 압력 누적 등 잠재 부실이 많은 상황에서 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부실의 급격한 현실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거시경제 상황별로 시나리오를 구성해 보수적인 리스크관리와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준환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은행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굉장히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가장 큰 이슈는 은행의 건전성이 될 것 같은데, 금감원은 향후 신용 리스크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에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할 것을 계속해서 지도해왔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코로나19 전 경험해보지 못한 빠른 속도의 패러다임 변화로 은행들도 생존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꼬집었다.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등 금융당국의 경쟁 촉진 정책과 핀테크·빅테크 진입 확대도 은행업 전반의 경쟁 구조를 흔드는 요인이다.

김 국장은 "기존 은행들과 빅테크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금감원은 기존의 은행들과 빅테크 기업 간 경쟁이 공정하게 이뤄지는가 못지않게 소비자 보호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비은행 부문에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성장·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봤다. 금융연구원은 경기둔화 심화와 금융환경 불안전성 확대, 인플레이션 지속과 가처분 소득 감소로 인해 신규 보험 가입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역시 수익성 둔화로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보험연금연구실장은 "올해 6월 말 일부 저축 은행의 건전성 및 자본 적정성이 악화한 상황"이라며 "거시경제 여건 악화 및 유예 조치 종료 등에 따른 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경기둔화 시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서민금융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신용카드사의 리스크로 고금리·고물가와 부동산 PF대출 확대, 부실 차주 증가 등을 꼽았다. 금융연구원은 카드채 'AA0' 3년물과 국고채 3년물 간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 폭이 커지고 있고, 향후 이 스프레드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은 "지난달 20일 기준 카드채 'AA0' 3개월물과 3년물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205bp(1bp=0.01%) 수준"이라며 "카드채의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는 만기도래 채권 차환 시 조달구조를 단기화해 유동성위험에 취약한 구조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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