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트위터' 취재 경쟁…CNBC 황당 오보 해프닝도
미 중간선거 맞물린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연일 화제
주류 미디어도 속은 가짜 '트위터 해고자'…"취재 경쟁 붙은 사안"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지난달 27일(미국 현지 시간)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위터(Twitter)를 440억 달러(한화 약 61조 원)에 인수했다. 미국 경제TV인 CNBC는 이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했고 이후에도 트위터에서 벌어진 해고 사태를 전달했으며 뉴욕타임스 역시 주요 소식으로 전하고 있다.
특히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공화당 지지를 표명하기까지 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미국 중간선거(현지 시간 8일) 기간과 맞물리면서 더욱 뜨거운 이슈가 됐다. 취재 속보 경쟁으로 주요 미디어가 황당한 오보를 내기도 했다.
미국 중간 선거와 맞물린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연일 화제
지난달 27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뉴스는 트위터 임직원 대량 해고 소식이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CEO 파라그 아그라왈(Parag Agrawal) 등을 포함해 네드 세가(Ned Sega) CFO, 비자아 갓데(Vijaya Gadde) 전략 책임자 등을 해고했다.
다만 파라그 아그라왈 전 트위터 CEO를 포함한 주요 임원진들은 해고를 당하더라도 주식 보유에 따른 보상과 특별 퇴직금 등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CNN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해고 당한 3명의 트위터 최고 경영자들을 포함해 다른 주주들에게 약 1억8700만 달러(한화 약 2590억 원)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명의 임원들의 특별 퇴직금과 보유 주식에 따른 보상을 살펴보면, 적게는 100억 원 이상부터 수백억 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CNN: Elon Musk will have to pay three fired Twitter executives nearly $200 million]
주요 임원들을 해고한 후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 3700명을 일괄 해고했다. 지난달 기준 트위터에는 75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절반 가까운 이들을 해고한 것이다. 이는 트위터코리아에도 영향을 미쳤다. 트위터코리아 커뮤니케이션팀은 전원 해고됐고, 홍보대행사도 함께 계약이 종료된 상황이다.
[관련 기사: 일론 머스크발 해고 여파, 트위터코리아 커뮤니케이션팀 전원 해고]
6일(미국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일괄 해고한 3700여명 가운데 수십 명에게 복귀를 요청했다고도 한다. 복귀 요청을 받은 인력들은 머스크가 구상하고 있는 트위터의 새로운 기능 구축에 필요한 인력들이었다.
일론 머스크가 구상하고 있는 '트위터 블루'는 월 이용요금 8달러의 유료 서비스다. 돈을 낸 사용자들은 인증 마크를 받고, 그들이 쓰는 트윗은 상단에 노출된다. 그러나 가짜 정보를 담거나 편향된 정치 성향을 드러내더라도 비용만 지불한다면 상단 노출이 되기 때문에 허위정보 문제 등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선거 개입 등 문제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트위터 블루는 선거가 끝난 이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7일 기사를 통해 “트위터에서의 발언과 관련해 머스크의 접근은 오랫동안 문제가 돼 왔던 유해한 콘텐츠와 허위 정보 등의 문제를 악화시켜 전 세계의 정치적 논쟁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특히 미국 중간 선거와 브라질 선거 등에서의 여론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련 기사: 뉴욕타임스: Elon Musk Completes $44 Billion Deal to Own Twitter]
주류 미디어도 속은 가짜 '트위터 해고자'…“경쟁 붙은 사안”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미국에서도 취재 열기가 뜨거운 이슈다. 이 때문에 황당한 오보사태도 벌어졌다.
지난달 29일 CNBC는 머스크로부터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트위터 직원들을 트위터 사옥 앞에서 인터뷰했다. 이들의 이름은 'Rahul Ligma', 'Daniel Johnson'인데 이와 같은 이름은 남성 성기에 관한 농담을 이용한 말장난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머스크로부터 해고 당했다며 CNBC 기자와 인터뷰했고 CNBC 기자인 Deirdre Bosa는 자신의 트위터에 “머스크가 트위터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으며 이 사람들이 그 중의 2명”이라며 이들의 사진을 올렸다.
이후 트위터에서 해고됐다고 주장한 이들이 가짜임을 알게 되자 Deirdre Bosa 기자는 같은날 자신의 트위터와 방송을 통해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CNBC에서 오늘 리포트했던, 2명의 해고된 트위터 엔지니어 소식과 관련해, 충분한 확인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해고당한 직원들이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미디어 전문가인 한정훈 다이렉트 미디어렙 운영자는 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경영 방식이나 방향성 등에 비판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가 사퇴한 후부터 최근까지 창업자를 비롯한 임원들의 책임론 역시 지적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트위터가 행했던 유료화 등 여러 시도들이나 영업 매출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비즈니스 관점에서 경영 문제가 있었고, 머스크 지적처럼 '가짜 계정' 문제도 심각했다. 페이스북에 비해 가짜뉴스나 심의 등에 있어 위원회 설치도 게을렀다. '황금 낙하산' 조항에 따른 특별 퇴직금 지급과 관련해서도 임원들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기자는 “특히 미국의 중간 선거 기간이 겹치면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바꾸려는 경영 방향과 관련해 더 민감해졌고, 실제로 머스크도 자신의 트위터에 '공화당을 찍어라'라고 쓰는 등 매일 화제가 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론 머스크가 만들고 있는 유료화 모델도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한 기자는 “CNBC 오보 해프닝 역시 지난달부터 이어진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와 해고 이슈, 중간 선거 이슈 등 취재가 계속되고 속보 경쟁이 붙다보니 생긴 일”이라며 “대형 매체인 CNBC가 과열된 취재로 팩트 체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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