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진짜 3만원 되나”...식용유, 밀가루값 다 올랐다
가격 줄인상했지만, 생산비용 점점 늘어
식품업계, 재차 인상 못 하고 ‘눈치게임’
가격 줄인상했지만, 생산비용 점점 늘어
식품업계, 재차 인상 못 하고 ‘눈치게임’
국제 원자재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식용유와 밀가루 등 가공식품 가격이 또다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재차 가격 조정에 나설 수 있단 관측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113.18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0년 물가 지수를 기준(100)으로 했을 때 수치다. 전년 동기보다 9.5% 상승했는데 2009년 5월(10.2%) 이후 최대 상승 폭이기도 하다.
한 해 전과 비교하면 총 73개 비교품목 중 70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상승 폭이 가장 큰 건 식용유(42.8%)와 밀가루(36.9%)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부침가루(30.8%) ▲국수(29.7%) ▲물엿(28.9%) ▲치즈(27.9%) ▲김치(25.3%) 등 순으로 이어졌다.
한 달 전과 견주면 73개 품목 중 54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상승률은 ▲치즈(11.0%) ▲라면(8.9%) ▲시리얼(8.1%) ▲두유(8.0%) ▲스낵과자(8.0%) 순으로 높았다. 73개 품목 전체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1.6%로 올해 3월(1.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앞서 식품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생산자부담 증가로 인한 소비자가격 인상이 잇따라왔다.
올해 들어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또 주요 식자재 생산국의 수출 제한 등으로 국제 식품 가격이 요동친 영향이 컸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역대 최고치(159.7)를 기록할 정도였는데 이때의 파급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식품기업들이 기존에 비축해둔 원재료를 소진한 뒤 새로 수입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과 소비자가격 변동 간에는 1~2분기 시차가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생산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내비치고 있지 않으나,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부담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대부분 기업이 이미 지난해부터 한 차례 이상 가격을 인상한 까닭에 추가 인상을 논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가격 인상이 검토되고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수익성 개선에 대한 논의는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이 아니라면 원가 절감일 텐데 재료 변경일지, 인건비 절감일지, 아니면 신규 사업 등의 중단일지는 미지수”라고 부연했다.
곧 열릴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 ‘축구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치킨업계에서도 아직 뚜렷한 가격 인상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복수의 치킨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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