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대표 연임 도전…'쪼개기 후원' 재판이 변수

KT 구현모 대표가 연임에 도전한다. 양적 성장과 디지털 전환을 주도했다는 평가 속에 '쪼개기 후원'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T는 8일 이사회를 열어 구 대표를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우선 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지난 2020년 취임한 구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이사회에 연임 의사를 표명했고, KT 이사회는 관련 규정에 따라 구 대표에 대한 연임 우선 심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현직 대표가 우선 심사 대상이 되면 다른 후보군은 배제된 채 현 대표의 연임 여부만 심사한다.

KT는 현직인 구 대표의 연임 적격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대표이사 후보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심사위 구성은 비공개다.

KT는 "우선 대표이사 후보 심사위가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심사를 진행한다"며 "이사회에서 논의가 구체화되면 추후에 결과를 발표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의 연임 여부는 다음 달 중 결정될 전망이다.

구 대표는 회사의 양적인 성장과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표현되는 디지털 전환을 주도해 경영 면에서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KT의 영업이익은 구 대표 취임 전인 2019년 1조1596억에서 지난해 1조6718억원으로 44.2% 증가했다.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으로 KT가 통신사를 넘어 디지털 플랫폼·콘텐츠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국회의원에 대한 쪼개기 후원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전·현직 KT 임원들은 이른바 '상품권 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됐고 일부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다.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는 구 대표는 벌금 1500만원의 약식 명령에 불복, 법원에서 정식 재판을 받고 있다.

KT와 구 대표는 법인·단체의 정치자금 기부 행위를 처벌하는 정치자금법이 위헌이라는 취지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서도 내놓은 상태다.

KT 새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정치자금법 위반과 횡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 대표 연임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이사회가 연임 불가의 결정을 내려줄 것으로 간곡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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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종관 기자 pani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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