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콜옵션 '지각 행사'…시장 안정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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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해외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조기상환(콜옵션)을 이행하기로 하면서 요동쳤던 채권 시장이 안정을 찾을지 관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콜옵션 유예를 번복하고 정상 상환하기로 했고, 여기에 한화생명이 기한에 맞춰 조기상환을 이행할 것이라는 소통이 이뤄지면서 시장도 한숨 돌렸다"면서 "지난 2009년 우리은행이 콜옵션을 미이행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크게 증폭됐을 때도 콜옵션 만기를 앞둔 타 금융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이행 계획을 사전에 공유함으로써 시장 안정을 꾀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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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흥국 이어 한화생명도 '신뢰' 주면 불안감 가라앉을 것"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흥국생명이 해외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조기상환(콜옵션)을 이행하기로 하면서 요동쳤던 채권 시장이 안정을 찾을지 관심이다. 특히 흥국생명에 이어 콜옵션 기한을 맞는 한화생명이 차질없이 조기상환을 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은 '한숨 돌렸다'는 평가다.
8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3년4월 10억달러 규모의 영구채 콜옵션 기한을 맞는 한화생명은 현재까지 별다른 변동 없이 조기상환을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흥국생명이 5억달러 규모의 조기상환을 유예하겠다고 싱가포르거래소에 공시하면서 외화채 시장에서 한국물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 파장이 적지 않았다. 이에 흥국생명은 시장 안정을 위해 조기상환을 하고, 자본비율은 모회사인 태광그룹의 증자를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고 전날 밝혔다.
흥국생명은 콜옵션을 재차 이행하기로 한 데 대해 "최근 조기상환 연기에 따른 금융 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함"이라며 "(모회사인) 태광그룹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이행해 영구채를 조기상환 할 경우 해당 규모만큼의 영구채를 신규 발행해 '차환'을 받아야 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흥국생명이 차환을 앞두고 시장 수요를 미리 확인한 결과 10% 이상의 고금리를 지불해도 차환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흥국생명 입장에선 고금리로 차환을 시도하고, 그마저도 성공적으로 발행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것보다, 차라리 콜옵션 행사를 유예하고 투자자들에게 미리 약속한 추가 금리 지급(스텝업)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흥국생명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이로 인해 자본비율 확충을 위해 영구채를 발행했던 금융외화채권 전반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면서 채권 가치가 급락했다. 흥국생명 역시 당장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으나 향후 이 회사의 영구채 발행에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흥국생명이 유예 계획을 철회하고 당초 일정대로 조기상환을 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같은 사정에 기인한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은 조기상환을 다시 하겠다고 했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환 규모가 더 큰 한화생명"이라면서 "최근 한화생명은 (흥국 사태로 불안해진) 투자자들의 문의에 대해 '계획대로 이행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서도 "흥국생명을 제외하고 다른 금융회사들은 일정대로 콜옵션을 이행할 것"이라면서 "특히 한화생명은 보험사 건전성 기준인 지급여력비율 등에 상당한 여유가 있고 자본 규제 충족 수준도 높아 콜옵션을 유예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콜옵션 유예를 번복하고 정상 상환하기로 했고, 여기에 한화생명이 기한에 맞춰 조기상환을 이행할 것이라는 소통이 이뤄지면서 시장도 한숨 돌렸다"면서 "지난 2009년 우리은행이 콜옵션을 미이행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크게 증폭됐을 때도 콜옵션 만기를 앞둔 타 금융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이행 계획을 사전에 공유함으로써 시장 안정을 꾀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흥국생명 관계자는 "현재 당사의 수익성 및 자금유동성, 재무건전성 등은 양호한 상황이며 향후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안전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사의 기존 결정으로 인해 야기된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시장 안정과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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