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달러 환율 이틀간 34.3원 급락, 한은 베이비 스텝 밟나
8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전날보다 16.3원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1384.9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감 환율이 1400원을 밑돈 건 지난 9월 21일 이후 48일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하루 낙폭으로는 8개월 만에 최대치인 18원 하락한 데 이어 이날까지 이틀 동안 34.3원이나 급락했다.
원화 가치가 빠른 속도로 상승한 이유는 중국 정부가 내년 초 ‘제로 코로나’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 안전 자산인 달러 선호 경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이 봉쇄령을 중단하면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이날 코스피도 1.15% 올랐다.
오는 10일(현지 시각)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10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월가의 전망대로 7%대로 하락하면 달러화 약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2월부터는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오면서 오는 2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확률이 커졌다는 전망이 한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한은이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난 7·10월에 이어 역대 세 번째 ‘빅 스텝’을 밟을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현재 기준금리는 미국(연 3.75~4%)이 한국(연 3%)보다 1%포인트 높다.
그러나 자금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은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 경기를 급랭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었다.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들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돈맥 경화’를 겪고 있는 자금시장 추이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원화 가치가 회복된 것은 한은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요소라는 말이 나온다. 한은의 한 간부는 “자금시장이 어려워도 환율이 흔들리면 빅 스텝을 밀고 나갈 확률이 높겠지만, 환율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덕분에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더라도 금융시장 안정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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