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인류, 기후지옥行 고속도로서 가속페달 밟는중"

COP27 정상회의서 경고
"지구온도 임계점 넘으면 파멸"
전세계 탄소감축 신속한 대응 촉구
佛·英 "전쟁시기에도 노력해야"
"기후위기 주범 선진국, 보상해야"
아프리카·소규모 섬나라 주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7일(이하 현지시간) 인류가 "기후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세계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협력하지 않으면 파멸할 것"이라면서 이 같이 경고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특정하며 이들 G2(주요 2개국)의 협력을 호소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회의(COP27) 정상회의 연설에서 전세계가 돌이킬 수 없는 기후위기 상태로 치닫고 있다면서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 규모가 계속 늘고, 지구 온도 역시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지구가 지금 기후변화가 초래한 회복 불가능한 혼란의 정점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지구 온난화와 파멸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구테흐스는 이는 "기후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 등도 기후위기를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부족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가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수낵 영국 총리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화석연료 공급 감축은 탄소 배출 감축을 서두르는 이유가 됐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가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고어 전 부통령은 기후위기에 맞서 이기심을 버리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호소했다. 그는 "죽음에 맞서 생명을 선택하라"면서 "지금은 도덕적으로 비겁해질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P는 그러나 기후변화에 맞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 것은 주로 가난한 나라들이었다고 꼬집었다. 지구 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당당한 이들 나라가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선진국들에 배상을 요구했다. 선진국들이 경제 발전을 위해 탄소를 내뿜어 개발도상국들에 끼친 피해를 보상하라는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들과 소규모 섬나라들이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포스틴 아체인지 투데라 대통령은 "아프리카가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의 대가를 치를 수는 없다"면서 부자 나라들에 기후위기 책임이 있다고 화살을 겨눴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우리 주민들의 목숨과 건강, 미래를 직접 위협하고 있다"면서 전체 아프리카 대륙을 위해 선진국들이 그 피해에 대한 보상으로 2050년까지 매년 500억달러를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는 18일까지 이어지는 이집트 COP27 정상회의에는 각국 정상 100여명이 참석하지만 세계 10대 온실가스 배출국 정상 가운데 9명이 불참해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