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는 평평, 중국은 분명히 둔화… 유럽, 가장 위태" [특별 인터뷰]

이승연 2022. 11. 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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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 경제는 힘든 상황(tough shape)이지만 끔찍한 상황(horrible shape)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차 끔찍한 상황이 될 수 있다." 8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만난 클레이 로워리 국제금융협회(IIF) 수석 부사장은 지금 세계 경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로워리 부사장은 "내년 국제 경제는 어려울 것이고 특히 유럽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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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로워리 국제금융협회 수석 부사장
G20 체제에 대한 의문
중국·러시아 포함돼 있는 G20
이해관계 얽혀 협력은 힘들어
취약국 지원·기후위기 대응 등 내주 인니 정상회의가 바로미터
글로벌 경제, 내년도 비관적
우크라-러시아 전쟁 장기화
양쪽 다 멈춰야할 명분 상실
G2는 미소냉전과 다르지만 신냉전으로 향하는 건 확실

"현재 세계 경제는 힘든 상황(tough shape)이지만 끔찍한 상황(horrible shape)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차 끔찍한 상황이 될 수 있다." 8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만난 클레이 로워리 국제금융협회(IIF) 수석 부사장은 지금 세계 경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로워리 부사장은 지난 16년 동안 미국 정부에서 근무하고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국제 문제 차관보로도 재직했다. 그는 우리금융과 세계경제연구원이 공동주최한 국제컨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 그는 올해에 이어 내년 경제도 비관적일 것이라 전망하고 글로벌 정치경제를 이유로 꼽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사이도 나빠지고 있다. 신흥시장국 간 경제와 금융을 협의하기 위해 만든 G20은 서로 힘을 합칠 만한 마땅한 주제도 찾지 못했다. 로워리 부사장은 "내년 국제 경제는 어려울 것이고 특히 유럽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현재 경제 위기는 아직 오지 않았으며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지만 신냉전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로워리 부사장과 일문일답.

―그러면 침체와 위기 사이라고 보나

▲나는 위기란 엄청난 변동성과 금융 불안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지금 일어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경제 활동 둔화, 높은 인플레이션 등은 일어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는 말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위기라고 보지는 않는다.

―경기가 언제 반등한다고 볼 수 있나

▲한국 경제인지 미국 경제인지 세계 경제인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를 분리하자면 미국 경제는 현재 평평하고 약간의 경제 성장이 일어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높다. 유럽 경제는 불황으로 향하고 있다. 크게는 전쟁과 에너지 대란 때문에 그렇다. 중국 경제는 분명히 둔화되고 있다. 회복될 수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세계 경제가 지금 힘든 상황이지만 끔찍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나중에 끔찍하게 될 수는 있다. 결국 질문은 언제를 반등 시점으로 꼽을 수 있겠냐는 것인데, 너무 크니까 몇 가지 축을 꼽아보자. 두가지 축이 있을 수 있다. 한가지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언제 금리 인상을 멈추느냐다. 두번째 축은 중국이 봉쇄 정책을 언제 멈추거나 혹은 원점에서 논의하는지다. 이 두 가지는 굉장히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다. 미국의 경우 언제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지 해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말했듯 금리 인상과 이것이 실제로 인플레이션이 영향을 미치는 시기 사이에는 상당히 긴 시차가 있고 이는 해석하기 어렵다.

―내년도 세계 경제, 금융시장 전망은

▲내년 국제경제는 어려울 것이다. 유럽은 더 어렵겠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이 전쟁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는 이기는 전쟁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끝내기는 어렵다. 동시에, 러시아가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러시아는 특정 요구들을 했는데 그 중에 어떤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대규모 곡물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유럽은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어서 유럽 전망은 굉장히 부정적일 수 있다.

―그렇다면 세계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올해 세계 금융시장에서 영향을 보고 있다. 이는 우리가 러시아에서 벗어나 에너지를 다양화하는 다른 방법을 얼마나 찾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물가 상승률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이것이 개별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항상 예측이 어렵지만 이는 지속될 것이고 또 불확실성을 야기할 것이다.

부분적으로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면 이는 몇 가지 메커니즘을 통해서다. 한 가지는 한국은 원자재 수입국이기 때문에 만약 원자재 위기가 커지면 한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두번째는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환율 관점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 인상에 집중하면 분명히 금리 역전 문제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미국이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한국은 비교적 느리게 금리를 올린다면 결국 한미 금리 역전 문제가 생긴다. 세번째로는 아직까지 한국의 경제는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경제 둔화는 한국의 수출에 해를 끼치고 그래서 한국 경제에도 해를 끼칠 것이다. 네번째는, 지정학적 문제다. 이는 몇 가지를 야기하는데, 먼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긴다. 가장 안전한 통화는 아직까지는 달러인 만큼 달러 선호가 일어날 것이다.

―내년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내년에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지난 5~6년 동안 미중 관계는 악화됐다. 이 관계 악화는 무역분쟁에서 시작돼 기술분쟁, 또 자본전쟁으로 이어졌다. 특히 미국과 중국 모두가 정치 시즌이기 때문에 예측이 더 어렵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상당히 부정적이고 그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냉전 시대가 올까

▲신냉전이 발생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맞다. 우리가 지금 신냉전에 직면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과거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기와 지금은 큰 차이가 있다. 미국의 기업과 개인은 예전 소련과는 접점이 거의 없었다. 반대로 소련도 미국과 관계가 거의 없었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는 기업들이 서로 깊게 관여하고 있다. 중국에 미국 회사가 많이 투자하고 있고 또 중국 회사도 미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게 과거 냉전과 크게 다른 점이다.

―어떤 체제가 대안이 될 것 같나

▲G20은 지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왜냐하면 러시아가 G20 국가에 포함된다. 중국은 조금 상황이 다른데 미국과 중국은 서로 문제보다는 얽힌 이해관계가 많다. 러시아는 좀 다르다. 러시아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오는 13일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또 내년에는 인도에서 열린다. 두 가지 질문이었는데 한 가지는 만약 G20가 진행된다면 어떤 점에 집중할 수 있을지. 하지만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함께 협력하기 가장 좋은 분야는 적어도 공통된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는 분야여야 한다. G20이 도울 수 있는 분야는 이 같은 국제 경제 침체에서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저소득 국가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나는 기후 위기나 어떤 세계적인 문제를 거론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파생돼 에너지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면 그렇다고 말하기 힘들다. 복잡하지만 다음 정상회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서 좋은 시그널을 얻게 될 수도 있다.

―G20는 경제 위기 때문에 탄생했다

▲G20은 공통된 적이 있을 때 가장 효력이 있다. 2008년에는 그게 금융위기였고, 어떻게 경제 불확실성을 극복하느냐였다. 하지만 지금은 공통된 적이 없다. 한 가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저소득 국가를 돕는 것인데 그렇다고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단지 G20 동맹이 함께 그 측면을 바라볼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틀릴 수도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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