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이태원 참사 관련 사의 표명한 내각·대통령실 인사 아직 없어”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한 내각 구성원이나 대통령실 참모진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무총리·행정안전부 장관·경찰청장 등에 대한 야당의 경질 요구에 대해서도 사고 원인 규명이 먼저라면서 선을 그었습니다.

김대기 실장은 오늘(8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책임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는 것이다. 국무총리·장관·경찰청장 등 내각 구성원 중 사의를 표명한 사람이 있나’라는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의 질의에 “아직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 실장은 ‘대통령실 참모진 중엔 없나’라는 질의에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문책 인사를 건의한 적 없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실장은 “저희도 참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우리 정부의 수준에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면서 “그래서 일단 수사 결과를 좀 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의원님 말씀대로 지금 사람을 바꾸고 하는 것도 중요할 수도 있지만,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며 “그러면 또 청문회 열고, 뭐 하면 두 달이 또 흘러가고, 행정공백이 또 생기고…”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실장은 또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 이것도 후진적으로 본다”면서 “무슨 사건이 났다고 장관·총리 다 날리면, 새로 임명하는데 두 달 넘게 걸린다. 그 공백을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당시 이영덕 국무총리가 사의 표명을 했다는 민주당 최기상 의원의 지적에도 “예전에 성수대교 때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없어서 장관 바꾸면 다음에 즉시 또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장관 바꾸고 경찰청장 바꾸고 서울경찰청장 바꾸면 (시간이 흘러간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김 실장은 “(2014년) 세월호 (참사) 같은 때를 보면 당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다 수습하고 8개월 후에 사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해서는 “제가 같이 이야기해보고 그랬는데 그렇게 자리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다”라면서도 이 장관이 재신임 약속을 받았느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는 “그런 약속은 안했다”고 답했습니다.

김 실장은 대신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대응에 대해서는 “진짜 어이가 없고 제가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실장은 “일단은 현장 책임자가 판단을 해줘야 한다. 그렇잖아요? 주말 오후인데 장관이나 총리가 어떻게 알겠어요?”라면서 “의원님보다 제가 더 비통하고, 공무원 35년 해봤지만 이런 사태는 저도 처음”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 실장은 ‘참사 3일 전에 용산경찰서가 서울경찰청에 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는 보고를 올렸다. 서울청에서 국정상황실에 보고를 올렸다. 보고 못 받았느냐’라는 민주당 김수흥 의원의 질의에는 “못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그게 진짜 희한한 게 그렇게 보고까지 하고 그 정도로 아는 사람이라면 왜 교통 통제를 안 했냐는 말입니다”라며 “교통만 통제했어도 애들이 저렇게 안 죽었어요”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실장은 ‘대통령실이 (사고를 예방할) 타이밍을 놓쳤다’는 지적에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다”며 현장 지휘자가 당시 상황을 판단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방 대책을 안 세운 것은 직무유기 아니냐’는 지적에도 “보고가 안 왔는데 어떻게 대책을 세웁니까? 알아야지 대책을 세우죠”라고 반박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최형원 기자 (roediec@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