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판교도 이직 뚝 끊겼다
경기 침체에 옮겨갈곳 사라져
플랫폼과 스타트업 호황, 사모투자펀드(PEF) 활성화 등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몸값이 크게 올랐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스카우트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신규 수요 폭발로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면서 이직시장에서 대접을 받던 회계사, 변호사, 정보기술(IT) 개발자 등의 퇴직률이 올 하반기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직장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빚어졌던 2020~2021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A회계법인의 경우 올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퇴사자가 전년 동기 대비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B회계법인도 딜 부문의 퇴사자 비율이 전년의 3분의 2 수준으로 낮아졌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 업종에 걸쳐 회계전문가들의 수요가 커서 이직이 활발했다"며 "그러나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인수·합병(M&A)이나 스타트업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자 '광야(다른 직종)로 나서겠다'는 회계사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계사 퇴직률이 요즘 눈에 띄게 줄었다"며 "금리 인상으로 딜이 멈추면서 PEF 등으로의 이동이 멈춘 것도 큰 요인"이라고 전했다. 이는 작년까지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8일 매일경제가 단독 입수한 회계학회의 '공인회계사 노동시장의 수요 및 공급에 대한 분석'에 따르면 회계법인에서 비회계법인으로 이동한 회계사 수가 2020년에는 731명, 2021년에는 870명으로 집계됐다. 2년간 이직한 회계사 수는 1601명으로 회계법인 소속 등록 회계사(1만3737명)의 10%가 넘는다. 코로나19 쇼크로 돈이 풀리면서 플랫폼 기업이 급성장하고, M&A 시장에서 PEF가 두각을 보이면서 스타트업, 플랫폼, PEF로 급격히 이동했다.
하지만 이직이 활발했던 IT, 스타트업 업계도 고정비용인 인건비 관리에 돌입하면서 최근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국내 스타트업에 재직 중인 A씨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좇아 스타트업으로 옮긴 고급 인력들이 시장에 쏟아져나오고 있는데 받아줄 자리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헤드헌팅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에 '네카오(네이버·카카오)'에서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이 정말 많았는데, 지금은 완전히 반대로 스타트업에서 인력을 대규모로 내보내고 있고, 이를 받아줄 회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형 로펌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국내 10대 로펌 관계자는 "주니어 연차에서 업무 강도, 워라밸 등을 감안해 기업 법무팀으로 이직해 가는 경우가 많아서 골치였는데, 요즘은 경기침체 여파로 그런 움직임이 상당히 수그러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명환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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