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연임 도전 '출사표'…성적 좋은데 '사법 리스크' 변수

신채연 기자 2022. 11. 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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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구현모 KT 대표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KT 이사회는 연임 우선 심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직 대표가 우선 심사 대상이 되면 다른 후보군은 배제되고 현 대표의 연임 여부만 심사합니다.

KT는 현직인 구 대표의 연임 적격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대표이사 후보 심사위원회를 구성했고,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심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사회가 연임을 거부할 경우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별도의 공모, 선정 절차를 밟게 됩니다.

KT 이사회는 내일(9일) 대표이사 후보 심사위원회의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디지코'로 경영 성적표는 합격
업계에선 구 대표의 경영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연임에 큰 무리가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표현되는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습니다. 구 대표의 디지코 전략 이후 KT의 기업가치는 45% 정도 상승했습니다. 취임 전 약 6조 9000억 원이던 시가총액은 지난 8월 1일 10조 원대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실적에서도 좋은 성과를 나타냈습니다. 지난 2019년 KT의 연간 영업이익은 1조 1596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44.2% 늘어나 1조 671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3분기 만에 누적 연결 영업이익 1조 5387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체질 개선에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통신사 인식이 강했던 KT는 올해 ENA 채널을 론칭하고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을 이끌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분석입니다.

구 대표는 임기 2년의 세계이동통신협회(GSMA) 이사에도 재선임됐습니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연합체인 GSMA 이사회는 전 세계 800여 개 통신사 CEO급 임원들로 구성된 이동통신업계 최고 의사결정기구입니다.

KT 외에도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AT&T, 버라이즌, 유럽 보다폰 그룹 등이 속해 있습니다.

사법리스크·국민연금 '변수'
다만 구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려면 사법 리스크라는 난관을 거쳐야 합니다.

지난해 전·현직 KT 임원들은 이른바 '상품권 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됐고 일부는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당시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는 구 대표는 벌금 1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KT와 구 대표는 법인,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 행위를 처벌하는 정치자금법이 위헌이라는 취지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서도 내놓은 상태입니다.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변수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KT 지분의 12.68%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선택은 연임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KT 주주총회 때 박종욱 경영부문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해 이를 무산시킨 바 있습니다.

KT새노조 "구현모 연임 반대"
KT의 새노조는 구 대표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새노조는 오늘 성명서에서 "회삿돈을 빼돌리고 정치자금을 무차별 살포한 범법행위에 연루돼 횡령사범으로 재판을 받는 자가 자신의 소유 기업도 아닌, 소위 국민기업의 대표로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 이제 이사회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연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3년 전 범죄 혐의로 조건부 CEO가 된 구현모를 다시 연임시킬 경우 이는 조건부의 조건부 연임이 되는 것으로, 최종적으로 구현모 대표의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결국은 이사회가 주주와 온 국민을 우롱한 것이 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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