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11/8) : 피의자 된 소방서장과 구청장…같은 피의자는 아니다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덜덜 떨던 소방서장, 밤 11시 5분부터 무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참사 이튿날 새벽 1시부터 여러 차례 언론 브리핑을 했는데요, 마이크 잡은 손이 덜덜 떨리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죠.
브리핑 이전에 최 서장은 무슨 일을 했을까요? 소방청이 민주당 이성만 의원실에 제출한 참사 당일의 무전 기록이 오늘(8일) 공개됐는데요, 최 서장이 소방 무전에 자주 등장하네요. 모두 54번 무전한 걸로 나옵니다.
모두 무기(무전기) 침묵하고 용산 하나(용산소방서장)가 지휘한다. 헤밀턴호텔 뒤편으로 추가 구급차 요청한다. 추가 비발(경찰 출동) 요청.
이미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상황이었던 만큼 현장이 매우 급박했다는 걸 무전으로도 알 수 있죠.
무기(무전기) 침묵하고 용산 하나(용산소방서장)가 지휘한다. 헤밀턴호텔 뒤편에 CPR(심폐소생술) 환자가 다수 있으니까 빨리 추가 소방력 지원 요청한다. 헤밀턴호텔 뒤편에 CPR(심폐소생술) 환자 한 40명 있으니까 추가 소방력 지원 요청.
최 서장은 밤 11시 24분쯤에는 "서울경찰청에 연락해서 특수기동대 빨리 비발(출동) 시킬수 있도록 해. 헤밀턴호텔 뒤편이 통제가 안돼"라고 지시하고요, 밤 11시 36분에는 "빨리 직원 비상을 걸어가지고, 대응 2단계를 계속 발효중이니까, 집에 있는 비번자들 다 동원시키도록 해"라고 지시하죠. 집에 있는 비번자들까지 다 나오게 하라는 거죠.
참사 현장의 희생자 수습이 마무리된 뒤 새벽 1시부터는 브리핑에 나섰는데요, 브리핑은 아침 10시까지 여러 차례 이어졌습니다. 참사 개요와 인명피해 규모 등이 최성범 서장 브리핑을 통해 실시간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졌죠.
용산소방서장 입건에 의견 분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피의자로 입건됐다는 소식에 논란이 분분한데요, 온라인에는 '납득할 수 없다'거나' '죄가 없다.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다'면서 최성범 서장을 응원하는 글 격려는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마침 내일(9일)이 소방의 날인데요, 하루 앞두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사회 안전 인력을 시급히 충원해야 한다"고 촉구했죠. 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소방 노조는 최성범 서장이 입건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김길중 소방 노조 사무처장은 "용산서장님은 하위직 직원들에게 굉장히 잘하는 사람으로 유명한데, 안 좋은 일을 당해서 참 안타깝다"고 했네요.
다만 오늘 공개된 소방 무전이 최 서장에게 면죄부가 될 수는 없겠죠. 11시 5분 무전에 등장하기 전 행적은 알 수 없는데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최 서장이 참사 발생 당시 경찰과 공동대응 요청을 주고 받고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설명하고 있죠.
거세지는 박희영 사퇴 요구
이태원 참사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한 사퇴 요구는 더 커지고 있는데요, 어제(7일)는 국회에서 "마음의 책임 지겠다"고 말해 도마에 올랐죠.
용산구청 홈페이지에는 참사 발생 나흘 전 열린 '확대간부회의' 영상이 올라와 있는데요, 이 회의에서도 핼러윈 데이 안전사고 대책 마련에 대한 논의가 이뤄집니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국민의례와 표창장 수여만 하고 회의 시작 5분 만에 자리를 뜨고 부구청장이 회의를 주재하죠. 자리를 뜬 박 구청장은 남이장군 사당제에 참석했는데요, 이 영상도 구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 회의 외에 핼러윈 참사 이전에 열린 핼러윈 대비 회의에도 불참했는데요, 어제(7일) 국회에서 "저는 취임 4개월차 구청장이다. 부구청장이 주재하겠다고, 관례대로 하겠다고 해서…"라고 한 해명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20년과 2021년엔 성장현 당시 구청장이 대책 회의에 참석한 걸로 파악되고 있죠.
거짓 해명 의혹은 또 있는데요,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고향인 경남 의령에 다녀온 것이 출장이었다고 하지만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개인적 용무(시제) 때문이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죠.
여당에서도 책임론 분출
박 구청장에 대한 책임론이 국민의힘에서도 나오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만희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비판적인 의견을 얘기했습니다.
이 의원은 "마음의 책임을 지겠다"는 박 구청장의 말에 대해 "이런 표현들은 와 닿지 않는다"고 했고요, "취임 4개월차 구청장"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취임한 지 4개월밖에 안 됐으니 ‘나 그거 잘 몰랐다’ 그 말씀은 아닌 것 같다"고 박 구청장을 비판했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본인(박희영 구청장)은 마음의 책임을 얘기하던데, 이태원 참사 가장 큰 책임은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있다" "당에서 보다 엄격하게 사퇴 권고를 하고, 출당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징계를 논의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국민의힘은 오는 25일 윤리위원회 회의를 여는데요, 여기서 박 구청장 관련 안건이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죠. 윤리위는 박 구청장이 당 윤리규칙 제4조 품위유지 의무와 제6조 성실한 직무수행 의무 등을 위반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합니다.
근데 박 구청장은 선출직이어서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구청장직을 유지하게 되죠.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지자체장직을 박탈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주민소환투표인데요, 선출직 지방공직자의 경우 임기 개시일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않을 경우 실시할 수 없으니, 이 방법도 지금 쓸 수 있는 건 아니네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기밀 정보 삭제 혐의로 구속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서울구치소를 나오는 모습이에요. 법원이 서 전 장관의 구속적부심에 대해 인용 결정하면서 석방된 건데요, 취재진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고 해요.
(사진=연합뉴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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