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턱걸이 흑자'… 對中수출 4개월째 뒷걸음질
전년 동기 대비 89억달러 급감
만성적자 여행수지도 악화일로
올 누적흑자 작년의 35% 불과
경상수지가 가까스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경기둔화가 본격화되며 누적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누적 흑자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35%에 불과할 만큼 추락세다. 대중 수출 급감 여파로 상품수지가 추락하고 있고 만성 적자인 여행수지도 악화일로여서 대외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일 한국은행은 '2022년 9월 국제수지(잠정)'를 발표하며 9월 경상수지가 16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30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이후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이다.
비중이 큰 상품수지가 전년 동월 대비 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흑자 전환한 영향이 컸다. 지난 7월 상품수지는 10년3개월 만에 적자(11억8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두 달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하지만 수출 동력이 크게 위축되며 '불황' 신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출은 570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억2000만달러(0.7%) 감소했다. 수출 감소는 2020년 10월(-3.5%) 이후 처음이다. 석유(51.3%), 승용차(34.9%)는 호조세였지만 중계무역 순수출 둔화가 영향을 줬다. 품목별로 보면 철강과 반도체가 각각 16.5%, 5.0% 줄었다. 정보통신기기(-8.0%), 화공품(-2.7%)도 위축됐다. 지역별로는 한국 수출액의 25%가량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통관 기준)이 전년 동월 대비 6.5% 줄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수입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9월 수입은 565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8%(86억3000만달러) 늘었다. 원자재 수입 급증과 이에 따른 자본재, 소비재 수입 확대가 원인이었다. 원유(57.4%), 가스(165.1%), 석탄(32.9%)의 증가폭이 컸다.
서비스수지는 1년 전보다 3억4000만달러 적자로, 2개월 연속 빨간불이다. 여행수지는 5억4000만달러 적자로 8월(-9억7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줄었는데 이는 계절적 영향에 따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8월은 휴가철이라 출국 수요가 높았다"며 "계절 요인을 제외하면 지난 4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출국자 수가 늘어 당분간 여행수지는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배당·이자 등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18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경상수지 성적은 낙제점에 가깝다. 9월 경상수지 흑자폭은 1년 전보다 88억9000만달러 축소됐다. 8월(104억9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축소폭이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4월과 8월을 제외한 모든 조사에서 흑자폭은 전년 동월 대비 축소됐다. 이러다 보니 1~9월 경상수지 누적 흑자 규모는 241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674억1000만달러)의 3분의 1(35.8%) 수준에 불과하다. 요인은 에너지 가격 폭등에 있다.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 증가 속도가 수출 증가 속도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올해 전망치인 연간 370억달러 경상 흑자 달성도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유가와 세계적 긴축 기조를 감안하면 미국의 기준금리 향방이 결정될 내년 봄까지 통상 부진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의 수출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홍식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자재 가격에 휘둘리는 수출 포트폴리오를 개혁해 수출품의 비가격적 경쟁력을 키우는 산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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