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권위 있는 어른의 부재

김충제 2022. 11. 8. 18: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회적으로 과거의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자는 '탈권위'로의 움직임이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다.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을 가르치려 드는 권위적인 어른을 비하하는 꼰대라는 용어는 세대를 이분화하고 대립을 부추긴다.

오랫동안 '권위적이다'라는 표현이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되어서인지 '꼰대'처럼 보일까 염려하는 어른도 많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여는 것이 미덕이라는 말처럼 이러한 염려는 어른들 스스로 권위를 포기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과거의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자는 '탈권위'로의 움직임이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다.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어른이 있는지 물으면 그렇다고 쉽게 답하지만 존경하는 어른이 있는지 물으면 고개를 갸우뚱할 뿐 대답을 하지 않는다. 이처럼 탈권위는 권위주의가 해체되는 것뿐만 아니라 권위를 가진 대상이 사라졌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에게 '예의없다'고 하고, 젊은이들은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치부한다. 핼러윈 행사 참여자들에게 "외래문화인데 왜 그런데 가냐"는 인터넷 게시글에 40∼50대는 이에 찬성하는 댓글을 달고, 10∼20대는 "꼰대들 조용히 하세요"라며 맞대응했다고 한다. 또 '꼰대에게 세상을 배우면 미래가 밝아진다'라는 채용공고처럼 기성세대 스스로 꼰대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을 가르치려 드는 권위적인 어른을 비하하는 꼰대라는 용어는 세대를 이분화하고 대립을 부추긴다. 부정적인 명칭을 붙여 세대를 구분 짓다 보면 소통은 단절되고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게 변한다. 오랫동안 '권위적이다'라는 표현이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되어서인지 '꼰대'처럼 보일까 염려하는 어른도 많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여는 것이 미덕이라는 말처럼 이러한 염려는 어른들 스스로 권위를 포기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권위와 권위적은 어떻게 다른가?

권위는 남을 통솔하여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는 권력과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엄이 합쳐진 개념이다. 이에 반해 권위적이란 자신의 힘을 내세워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다. 권위는 정당한 권력을 포함하지만, 권력은 권위가 없어도 가능하다. 권위가 사라지면 권력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따라서 탈권위의 올바른 방향은 권위주의적인 비합리적 행위를 타파하는 것이어야지 '권위의 결핍'이나 '권위의 위기'가 되어서는 안된다.

젊은이들은 심각한 부패를 사회적 신분으로 덮어버리는 위선적인 어른들에게 충고를 받을 수는 없다고 한다. 그러니 나이 든 사람이 한 말을 아주 쉽게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젊은이들도 나이가 든다. 나이 든 어른들을 꼰대라고 부정적으로만 본다면 어른이 되는 것은 우울한 일이 된다. 따라서 매체에 노출된 어른의 모습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어떤 어른들은 부패하고 위선적인 어른들에 대해서는 혐오감을 가진다는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통계청 보고를 보면 2021년 50세 이상의 인구는 약 47%로 절반에 육박한다. 이들은 단지 나이가 많아졌을 뿐인데 갑자기 쓸모없는 돌봄의 대상으로 취급받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개인적 취미생활에만 몰두하기보다 사회에 이바지하려는 욕구 또한 강하다.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쌓아온 엄청난 자원을 활용하려면 권위 회복이 필요하다.

어른들이 젊은이들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 인정하고 누구에게나 유익을 줄 건전한 원칙에 근거해 할 일을 제안한다면 젊은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믿고 따를 것이다. 이렇게 회복한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위는 세대 간에 상호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하고, 더 나은 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근간이 될 것이다.

이소영 동화작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