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레고랜드 ‘불똥’… 국내은행, 부도위험 3배 뛰었다

유지혜 2022. 11. 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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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고도 부도 위험 지수는 급등하고 있다.

계속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진 데다 레고랜드와 흥국생명이 촉발한 국내 금융시장의 신뢰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사상 최대 수익 달성에도 국내 금융지주사의 부도 위험이 높아진 것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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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3분기 역대급 실적에도 ‘불안’
금리 치솟아 대출 부실 우려 커
흥국생명 사태 겹쳐 시장 신뢰↓
11월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 기록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고도 부도 위험 지수는 급등하고 있다. 계속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진 데다 레고랜드와 흥국생명이 촉발한 국내 금융시장의 신뢰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스1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평균은 75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2bp)과 비교하면 3배 넘게 뛴 것이다.

CDS란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났을 경우에 대비해 부도 위험만 분리한 파생상품이다. 일종의 보험 성격을 띤다. CDS를 판매하는 금융사가 대가로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CDS프리미엄이다. 즉, CDS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금융지주별로는 하나금융의 CDS프리미엄이 지난해 말 22bp에서 지난 4일 77bp로 올랐고, KB금융이 22bp에서 75bp로, 우리금융이 22bp에서 77bp로 각각 상승했다. 신한금융의 CDS프리미엄은 24bp에서 73bp로 높아졌다.

국내금융지주의 CDS프리미엄은 올해 상반기 50bp대로 상승했다가 8월 30bp대로 떨어졌지만, 9월 다시 40bp대로 올라온 뒤 본격적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금융지주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지난 4일 기준 CDS프리미엄은 2017년 말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3조854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지주별로도 3분기 누적 수익이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이처럼 사상 최대 수익 달성에도 국내 금융지주사의 부도 위험이 높아진 것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 차주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커지고, 이것이 금융지주 CDS프리미엄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의 모습. 연합뉴스
또 지난 9월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사태가 벌어진 데 이어 최근에는 흥국생명이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 상환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내 금융시장 신뢰가 추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 혼란이 커지자 흥국생명은 콜옵션 행사일을 이틀 앞둔 지난 7일 방침을 바꿔 조기 상환을 실시하기로 했다.

금융지주뿐 아니라 한국의 국가 CDS프리미엄도 치솟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3일 뉴욕시장에서 거래된 5년물 한국 CDS프리미엄은 지난 3일 75.61bp로 전날보다 5.28bp 올랐다. 이는 2016년 2월12일(78.70bp) 이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해 초(21.29bp)와 비교하면 3배 이상 급등했다.

최근 들어 CDS프리미엄 오름세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 경제위기 시기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CDS프리미엄은 최고 699bp까지 치솟았다. 또 해외 주요 은행들의 평균 CDS프리미엄은 △미국 102bp △유럽 96bp △일본 56bp △중국 140bp로 일본을 제외하고는 한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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