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감싼 대통령실 “장관 경질? 후진적”…또 경찰만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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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실시된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주무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을 "후진적"이라고 평가하며 방어막을 쳤다.
대통령실은 참사를 막지 못한 경찰의 부실대응을 강조하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책임론에 대해선 "참사 원인 분석이 먼저"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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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실장 “사고 어이없고 이해 안돼”
민주당 “남말 하나”, “보고라인 무너져”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실시된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이태원 참사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주무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을 “후진적”이라고 평가하며 방어막을 쳤다. 대신 참사를 막지 못한 경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막연하게 다 책임지라는 건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경찰을 질타한 윤석열 대통령의 상황 인식을 국감에서도 대변하는 모습이었다.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실장은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책임질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책임을 먼저 지는 게 중요한 수습의 과정”이라고 지적하자 “(최초 신고로부터) 4시간 동안 (손을 놓고 있던 경찰 행태에) 어이가 없고 제가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그렇게 사람이 몰린다고 했는데. (경찰이) 두 가지만 해주면 됐다”며 경찰의 부실대응을 질타하기 시작했다. 이 의원이 말을 끊으며 “왜 남말 하냐”고 지적하자 “제가 그때 없었다. 이런 사태는 현장 책임자가 판단을 해줘야 한다. 장관이나 총리가 그 상황을 어떻게 알겠냐. 주말인데”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참사를 막지 못한 경찰의 부실대응을 강조하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책임론에 대해선 “참사 원인 분석이 먼저”라며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고 이것도 좀 후진적으로 본다”며 “사람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다음엔 어떻게 할 건가. 인사청문회를 열고 두 달이란 세월 흘러가면 행정 공백이 생긴다. 지금은 사의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세월호 (참사) 같은 때를 보면 당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다 수습하고 8개월 후에 사퇴했다”고 밝혀, 이상민 장관 사퇴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점을 내비쳤다. “내각 구성원, 대통령실 참모 중에 사의를 표명한 사람이 있냐”는 질의가 이어졌지만 김 실장은 “아직은 없다”고 답했다.
지난달 26일 용산경찰서 정보과에서 작성했다가 삭제된 ‘핼러윈 인파 보고서’도 대통령실은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대통령뿐 아니고 경찰청 상부에도 보고가 잘 안 돼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동주 민주당 의원이 “경찰이 대통령실에 상황 보고할 때까지 사고 발생 뒤 1시간50분이 걸렸다”, “국정상황실을 통한 경찰의 대통령실 보고라인이 사실상 완전히 무너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동의하느냐”는 질의에 김 실장은 “동의한다”면서도 “국정상황실에서 (참사 발생) 정보를 받고 경찰청에 즉각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국정상황실이 참사를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며 당일 보고·전파 상황을 공개했다.
이날 국감 전에 대통령실이 국회 운영위원들에게 보고한 문건을 보면, 국정상황실은 지난달 29일 밤 10시53분 소방청 보고를 통해 참사 발생을 최초로 인지한 뒤 11시1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17분 뒤인 11시18분 경찰청 치안상황담당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국정상황실 연락을 받은 경찰청 치안상황담당관은 “서울경찰청과 소방 등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만 답했다고 한다. 국정상황실은 11시20분엔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에게 전화했으나 이 서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11시25분엔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으며, 11시26분 전화를 받은 이 서장은 “상황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국정상황실은 11시37분에 경찰청 치안상황담당관과의 통화에서 ‘경찰청장에게 상황을 직보하고, 기동대 경력 등을 긴급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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