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과일 값은 뚝뚝 떨어지고…수입 과일은 고공행진

송경은 2022. 11. 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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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과일 농가 출하량 늘어난 탓
국산 배·사과·단감도 12~23%↓
샤인머스캣 전년보다 26% 저렴
수입 과일은 연일 가격 치솟아
바나나 29% 그린키위 20% 올라
수입 대신 국산 찾는 소비자 늘어

소비자 물가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사과, 배 등 국산 과일값이 전년 대비 10~3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국내 농가의 과일 출하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이달에는 국산 과일 가격이 현재 수준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반면 수입 과일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치솟은 원·달러 환율 여파로 이미 가격이 올라 있는 상황에서 유통 업체들까지 원가 부담과 매출 감소 등을 이유로 수입량을 줄인 탓이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7일 평균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국산 샤인머스캣(2㎏) 가격은 2만4755원으로 1년 전(3만3452원)보다 26.0%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1개월 전 가격(2만6970원)과 비교해도 한 달 만에 8.2%가 더 빠졌다. 이는 평년 가격(3만3723원)보다 26.6% 저렴한 수준이다. 국내에서 샤인머스캣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물렁거리는 식감 등 전반적으로 품질이 떨어진 것이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국산 배(10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7일 기준 2만4974원으로 1개월 전(2만9039원)보다 14.0%, 1년 전(3만2575원)보다 23.3%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 가격이 3만3723원임을 감안하면 낙폭이 매우 크다. 국산 사과(일반·10개) 소매가격도 7일 기준 지난해 대비 14.8% 떨어진 1만6503원으로 조사됐다. 제수·선물용(상품) 국산 사과 역시 2만2880원으로 지난해 대비 11.8% 하락했다. 국산 단감(부유·10개) 소매가격은 현재 1만1259원으로 지난해보다 12.4%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 과일류는 대부분 가격이 치솟았다. 수입 바나나(1㎏)의 평균 소매가격은 7일 기준 3350원으로 1년 전(2600원)보다 28.8%나 올랐다. 망고(1개)도 7063원으로 1년 전(5494원)보다 28.5% 급등했고, 그린키위(10개) 역시 8871원으로 1년 전(7411원)보다 19.7% 뛰었다. 파인애플(1개)은 6934원으로 1년 전(6515원)보다 6.4% 올랐다. 이들 과일의 평년 가격은 바나나가 2950원, 망고가 5035원, 그린키위가 6735원, 파인애플이 5887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가격 상승폭이 훨씬 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싼 수입 과일 대신 값싼 국산 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요 유통 채널 매출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날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3~9월을 기준으로 국산 과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수입 과일 매출액은 3% 감소했다. 10월 들어서도 수입 포도, 망고 등 일부 품목은 전년 대비 역신장을 면치 못했다. 10월 기준 이마트 과일 매출에서 국산 비중은 75.9%, 수입은 24.1%로 집계됐다.

홈플러스에서도 올해 3~9월 전체 과일 매출 가운데 국산 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69%로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수입 과일 비중은 31%로 5%포인트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가격이 오르면 매출도 함께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수입 과일은 국산 과일이라는 대체재가 있어 수요가 국산 과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유통사들은 원가 부담이 높은 외국산 과일 수입량을 줄이거나 가격 안정화를 위해 과일 수입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주요 외국산 과일 수입량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필리핀산 바나나 수입량은 수입 원가 상승과 국내 소비 부진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미국산 포도와 칠레산 레몬 역시 수입 원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각각 39%, 16%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바나나 가격이 최근 많이 올랐는데 그간 필리핀산이 주력이었다면 에콰도르 등 남미로 수입처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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