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기사 최초 세계대회 준우승 최정 "내 한계를 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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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 생각했던 한계를 뛰어넘게 돼 정말 기뻤다."
그러나 최정은 아쉬운 패배에도 여자기사로는 최초로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 준우승을 차지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만 13세의 어린 나이였던 2010년 5월 입단한 최정은 불과 3년여 만이 2013년 12월 한국 여자바둑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지난 9월 말 제5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에서 오유진 9단에게 패했던 최정은 10월 초 2022 닥터지 여자최고기사 결정전 본선에서도 김채영 7단에게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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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 정진해서 세계 최강 신진서에게 다시 도전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나 스스로 생각했던 한계를 뛰어넘게 돼 정말 기뻤다."
한국 여자바둑을 대표하는 프로기사 최정(26)의 '위대한 도전'은 정상 일보 직전에 멈췄다.
최정은 8일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신진서(22) 9단에게 불계패했다.
이에 따라 최정은 시리즈 전적 0-2로 패하며 우승컵을 놓쳤다.
그러나 최정은 아쉬운 패배에도 여자기사로는 최초로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 준우승을 차지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남자 기사들이 득세하는 바둑계에서 종전 여자기사의 최고 성적은 '철녀'라고 불렸던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이 1992년 제2회 응씨배에서 달성한 4강 진출이었다.
그동안 후배 여자기사들은 루이 9단의 성적을 엄두도 내지 못했으나 최정이 30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사실 여자바둑계에서는 최정이 이미 오래전부터 독보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만 13세의 어린 나이였던 2010년 5월 입단한 최정은 불과 3년여 만이 2013년 12월 한국 여자바둑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이후 최정은 9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최고수의 자리를 뺏기지 않고 108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또한 비공식이긴 하지만 세계바둑 랭킹을 집계하는 '고레이팅스(Go Ratings)'에 따르면 최정은 2016년 3월부터 세계 여자랭킹에서도 라이벌인 중국의 위즈잉을 따돌리고 1위를 지키고 있다.
독보적인 실력을 갖춘 최정이 그동안 따낸 타이틀도 국제대회 7차례 우승을 포함해 22개나 된다.
이 정도면 이미 이룰 것은 다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여자바둑계에서는 더는 적수가 없었던 탓인지 최정은 최근 슬럼프 기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9월 말 제5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에서 오유진 9단에게 패했던 최정은 10월 초 2022 닥터지 여자최고기사 결정전 본선에서도 김채영 7단에게도 졌다.
게다가 국가대항전인 2022 호반배 서울신문 세계여자바둑패왕전에서 한수 아래로 여겼던 일본의 우에노 아사미 4단에게 불계패해 충격을 안겼다.
불과 한 달 사이 3패를 당한 최정에 대해 바둑계에서는 적지 않은 우려도 드러냈다.
그러나 최정은 불과 열흘 뒤 시작된 삼성화재배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업적을 쌓았다.
본선 32강에서 일본의 강호 사다 아쓰시 7단을 제압해 화제를 모았던 최정은 16강에서 일본 랭킹 1위인 이치리키 료 9단을 격파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8강에서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혔던 중국의 양딩신 9단을 물리친 최정은 준결승에서 한국 랭킹 2위 변상일 9단마저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최정은 대국 후 "결승전에서 패해 아쉽긴 하지만 나 스스로 한계를 깰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정말 기뻤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항상 삼성화재배 결승전에서 두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곤 했는데 실제 두게 돼서 기쁘고 즐거웠다"라며 "앞으로 좀 더 정진해서 '세계 최강' 신진서 선수에게 다시 도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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