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조이현 2022 '동감', 김하늘·유지태 명성 이을 수 있을까(종합)[SE★현장]
영화 ‘동감’이 그때 그 시절에만 느낄 수 있는 풋풋한 청춘 로맨스를 완성했다. 작은 감정에도 흔들리고 가슴 아리는 청춘들의 모습이 동화처럼 비춰진다. 명작의 그림자를 벗어나 새로운 명성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증이 높아진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동감’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서은영 감독과 배우 여진구, 조이현, 김혜윤, 나인우, 배인혁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감’은 1999년에 사는 용(여진구)과 2022년의 무늬(조이현)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다. 지난 2000년 개봉한 배우 김하늘, 유지태 주연의 동명의 작품이 원작이다.
작품은 리메이크 되면서 남녀 주인공의 역할이 바뀌었다. 서 감독은 “너무 이르게 리메이크를 하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20년이 흘렀다는 걸 알고 나서 시간이 빠르다고 느꼈다”며 “성별을 바꿔서 시나리오를 쓰게 되면서 만족했다. 원작이 훌륭하기 때문에 믿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맨스 영화가 한국에 잘 없기도 하고, 나도 로맨스를 좋아하는 관객으로서 재밌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다양한 장르를 보여주기 위해 리메이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배우들 역시 명작인 원작을 믿고 작품에 임했다. 여진구는 “원작의 팬이다.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강조하며 “내 소원 중 하나가 20대가 지나가기 전에 청춘 로맨스물을 남기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만족해했다.
시공간을 초월한 두 주인공이 서로 위로를 나누는 친구가 되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이의 용과 무늬는 무전기 하나를 통해 자신의 고민에 대해 털어놓고, 인연이 얽혀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애틋한 감정을 갖게 된다. 조이현은 “처음에는 서로가 이상하다고 느끼다가 점점 믿음도 생기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우정도 쌓는다”며 “무늬는 자신의 말실수로 인해 연락이 끊기면서 이 사람을 잃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나중에는 이 사람이 정말 나의 기적이 맞았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캐릭터 설정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시대상이 반영되기도 한다. 서 감독은 “99년이라는 세기말, IMF 때문에 힘들었던 시절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고민하고 있는 지금의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작업했다”고 밝혔다.
여진구는 “많은 볼거리도 있지만 이야기 거리가 많은 영화라고 생각했다”며 “내 또래 친구들이나 90년대에 20대를 보낸 분들이 서로에 대해 물어보고 궁금해하는 부분들이 많을 거다. 가족들이 함께 봐도 좋고 함께 영화를 본 사람들끼리 수다를 떨 거리가 많다”고 매력 포인트를 꼽았다. 나인우는 “그 시절 '동감'도 있지만 2022년 ‘동감’이 새로 태어났다”고 강조하며 “숨어 있는 메시지가 참 많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그 메시지를 새기면서 재밌게 관람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0년대에 살고 있는 용, 그의 첫사랑 한솔(김혜윤), 그리고 그의 절친 은성(배인혁)은 스타일링에도 신경 썼다. 여진구는 “의상팀이 실제로 90년대에도 스타일링을 했던 경력이 오래된 분들”이라며 “난 젝스키스나 당시 시트콤, 드라마를 찾아보며 스타일링을 했다. 그때 유행한 상고머리도 했다”고 말했다.
김혜윤은 그 시절 첫사랑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누군가의 첫사랑 역할을 처음 맡아서 떨렸다”면서도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가녀리고 긴 생머리가 생각났다. 그런데 한솔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곱슬머리에 밝고 당찬 새로운 첫사랑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차별점을 강조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OST도 작품의 매력 포인트다. ‘너에게로 가는 길’, ‘고백’, ‘편지’, ‘습관’, ‘늘 지금처럼’ 등 솔직 담백한 가사가 특징인 명곡들이 깔린다. 서 감독은 “영화는 OST의 힘이 크기 때문에 선곡을 까다롭게 했다”며 “김광진 ‘편지’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영화에 써보고 싶었다. 로맨스를 살리면서 가사를 적절하게 쓰일 수 있게 신경 쓰면서 ‘고백’ ‘습관’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여진구는 작품의 전반을 아우르며 감정선을 잇는다. 그는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한 적 없던 표정이나 행동이 보이는 것 같더라. 조금 민망하기도 했다”고 자평하며 “이 작품이 내 필모그래피에 있다는 것이 정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여진구는 세월을 넘어 40대 연기까지 소화하기도 했다. 그는 “피부를 늘린 상태로 얇게 특수한 분장을 했다. 어느 정도로 분장을 할지 감독님과 함께 고민하며 만들었다”며 새로운 연기 변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래 배우들의 케미도 돋보인다. 서 감독은 “극 중 나이처럼 20대 배우들이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연기 경력 최고참인 여진구는 “이 정도로 나이 차이가 나지 않는 또래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친구들과 만나서 캠퍼스에서 노는 것처럼 지내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서로 몰입하면서 긍정적인 도움을 받으면서 했다”고 말했다.
무늬와 7년째 남사친으로 옆자리를 지키는 영지(나인우)의 호흡도 남달랐다. 조이현은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데 나인우가 먼저 말을 걸어주고 장난도 쳐줘서 덕분에 친해질 수 있었다. 편하게 촬영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나인우는 “조이현을 보면서 배웠다. 톤을 잡는 것이나 케미를 잡을 때 많은 걸 느꼈다”며 “믿고 촬영에 임했다”고 응수했다. 오는 16일 개봉.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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