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EPL 트로피 손흥민·제라드도 못 만졌다” 특별 관리받는 우승컵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트로피는 우승팀 구성원이 아니면 만질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이 한국에 들어왔다.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는 11월 초에 서울에서 ‘트로피 투어’ 행사를 진행했다. 맨시티 출신 공격수 숀 라이트 필립스(41, 잉글랜드)가 앰버서더 자격으로 트로피와 함께 입국했다.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호텔에서 기자가 라이트 필립스와 인터뷰를 나눌 때, 바로 뒤에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가 있었다. 인터뷰를 마친 뒤 맨시티 관계자가 기자에게 “트로피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도 좋다”라고 제안했다. 흔쾌히 응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당부했다. “절대로 우승컵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이 관계자 옆에는 트로피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맨시티 소속 남성 보안요원 2명이 서 있었다. 이들은 손에 흰 장갑을 낀 채 매의 눈으로 트로피를 지켜봤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특수 케이스에 트로피를 담았다.
보안요원은 기자에게 “한국에 들어온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은 진품이다. 전 시즌 우승팀이 1년간 진품 트로피를 보관한 뒤 다음 시즌 우승팀에게 전달한다”면서 “우승팀 선수나 스태프가 아니면 트로피를 만질 수 없다. 스티븐 제라드, 손흥민, 해리 케인도 이 우승컵을 만져본 적이 없다”고 들려줬다.
제라드는 리버풀 주장이자 레전드로서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7시즌간 활약했다. 출전한 프리미어리그 경기 수가 504경기에 달한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우승한 적이 없다. 손흥민과 케인은 토트넘 소속으로 수년째 프리미어리그를 누비고 있다. 이들도 제라드와 마찬가지로 프리미어리그 우승 커리어가 없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이 트로피를 만질 수 없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박지성(41)만 프리미어리그 트로피를 만져봤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2007년, 2008년, 2009년, 2011년 여름에 프리미어리그 우승 시상식에서 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맨유는 2013년 이후 10년 가까이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없다.
맨시티 관계자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가장 아래 있는 받침대가 제일 무겁다. 중간에 있는 몸통은 텅 비어있다. 위에 있는 왕관도 가볍다”고 설명했다. 또한 “받침대에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첫 시즌 우승팀부터 최근 우승팀의 이름이 각인되어 있다”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 자리에 맨시티의 이름은 5개 각인되어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3개이며, 첼시 5개, 아스널 3개, 리버풀 1개, 레스터 시티 1개, 블랙번 로버스 1개 순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아스널과 맨시티가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내년 여름에는 어떤 팀의 이름이 트로피 받침에 새겨질지 기대된다.
[사진 = 맨시티, AFPBBnews]-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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