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통계의 현황과 과제

이영임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선임연구위원

‘통계’란 경제, 사회, 자연현상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집된 각종 수치 자료를 요약하거나 가공함으로써 생산되는 정보이다. 이는 국가가 징세나 징병과 같은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인구, 토지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관리하면서 도입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통계법」 제3조제1호에서는 통계를 ‘정부 정책의 수립·평가 또는 경제·사회 현상의 분석에 활용할 목적으로 산업·인구·주택·문화·환경 등 특정의 집단이나 대상에 대하여 통계작성기관이 직접 또는 다른 기관이나 법인 또는 단체 등에 위임·위탁하여 작성하는 수량적 정보’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자료는 최근 근거 기반 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유용성이 커지고 있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활용되는 여러 가지 근거 중에서 통계가 가장 직접적이고 과학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통계와 정책 간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하여 2008년부터 통계기반정책관리제도를 도입 및 시행하는 등 정책의 집행 및 평가 과정에 적합한 통계를 활용함으로써 정책의 효과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스포츠 통계 현황

통계 중에서도 특히 「통계법」상의 통계의 정의에 해당하는 승인통계는 국가가 통계 품질을 관리함으로써 신뢰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고 있어서 증거의 강건성(robustness)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승인통계’란 통계작성기관에서 「통계법」 제17조에 따라 통계청에 신청·지정된 정부의 각종 정책의 수립·평가 또는 다른 통계의 작성 등에 널리 활용되는 통계를 의미한다.

스포츠정책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2022년 현재 조사통계 18종과 보고통계 4종 등 총 22종의 승인통계를 작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스포츠 관련 통계는 <국민생활체육조사>, <국민체력측정통계>, <스포츠산업조사>, <장애인생활체육조사> 등 4종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전체 생산 통계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외에도 중앙행정기관, 공사·공단, 연구기관, 협회·조합, 기타기관 등 다양한 단체가 통계작성기관으로서 관련 분야 승인통계를 작성하고 있는데, 이는 「통계법」 제15조에 따른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관 업무와 관련하여 주무부처 외 타 기관의 작성 통계로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통계>, 한국여행업협회의 <여행사국제관광객유치·송출통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화예술활동현황조사> 등 다양한 보고·가공·조사 통계가 있다. 또한 이들 통계 중 상당수가 2016년 이후 승인된 것으로 볼 때, 전반적으로는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한 다양한 통계작성기관을 활용하여 정책 환경 변화 및 다양한 통계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중 스포츠분야와 관련된 통계로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생산하고 있는 가공통계인 <문화체육관광산업통계>가 유일하다. 스포츠분야는 중앙행정기관으로 당연작성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 외에는 다른 통계작성기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스포츠분야는 통계작성기관이 단일 주무부처로 제한되어 있어서 다양한 분야의 통계 수요를 적시에 반영하기 쉽지 않은 구조에 놓여있다. 또한 주무부처의 경우에도 담당 부서의 업무 부담 등으로 승인통계의 개선이나 신규 통계 개발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스포츠 통계 발전을 위한 선행 과제

스포츠분야 통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현재의 승인통계에 대한 품질관리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물론 승인통계는 통계청으로부터 정기적으로 품질진단관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스포츠 통계의 유용성을 유지하고 신뢰성과 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이 외에도 조사모집단의 확대나 조사문항의 점검,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사표의 개선, 조사결과의 활용도 제고를 위한 스포츠분야에서의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대표적 승인통계인 국민생활체육조사의 경우 현재 조사대상에서 누락되어 있는 10세 미만 아동의 체육활동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모집단 범위 확대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국민들의 생활체육활동(또는 신체활동) 참여 수준의 국가 간 비교를 위한 문항 추가 필요성 역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외에도 인지면접기법 등을 활용한 조사표의 개선이나 행정자료의 연계 등을 활용한 조사품질의 개선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 다른 스포츠분야 승인통계인 <국민체력측정통계>의 경우 기존의 실측을 통한 조사통계(국민체력 실태조사)에서 국민체력100 측정자료를 이용한 보고통계로 통계작성방법과 통계명이 변경되었는데, 이는 기존의 자료를 이용한 통계 작성이라는 점에서 효율성은 뛰어나지만 표본선택편의로 인하여 국민 전체의 체력 수준을 과대 측정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승인통계를 대부분의 중앙행정기관과 마찬가지로 위탁 또는 외주용역을 통하여 작성하고 있기 때문에 통계작성의 전 과정에서 책임 있는 관리·감독 절차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통계 수요 발굴 및 반영을 위한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체육·관광분야의 데이터를 일원화하여 관리하고 통계에 기초한 정책 수립과 집행, 평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2020년부터 정책분석팀을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스포츠분야의 통계생산능력을 강화하고 통계 관리 및 활용 역량을 제고하기 위하여 통계작성기관의 다양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스포츠정책 현장 및 학계 등으로부터 신규 통계에 대한 수요를 계속적으로 발굴하고 반영함으로써 스포츠 통계가 효율적으로 작성되고 적재적소에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올해 스포츠분야에서는 「스포츠기본법」에 따른 <스포츠진흥기본계획>이 수립 및 시행될 예정으로 향후 5년간 생활, 전문, 장애, 산업, 국제 등 스포츠 전 분야에서 다양한 신규 정책이 추진될 것이다. 이러한 정책들이 근거에 기반하여 계획되고 평가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스포츠 통계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중장기 정책의 수립과 시행은 시계열적 안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된 승인통계를 기반으로 할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체육인 복지법」과 「스포츠클럽법」에도 <체육인실태조사>나 <스포츠클럽실태조사> 등 여러 신규 통계조사의 법령상 근거가 신설됨으로써 스포츠 통계 기반 확충의 전기가 마련되었다. 스포츠 통계의 발전을 위한 출발점에 서 있는 지금, 주무부처와 관계 기관, 학계를 비롯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