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 "내년 자금시장·부동산금융 불확실성 지속"

김상준 기자 2022. 11. 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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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사진=김상준 기자

내년 국내 자금시장과 부동산금융시장의 신용위험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금리 정점 지속 기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채권시장 변동성이 심화하고, 신용 경색에 따른 단기 자금시장 여건 악화는 상반기까지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부동산금융은 정부가 중점적으로 위험 관리를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금융연)은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김영도 금융연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금융시장은 금리인상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확인이 되는 시점까지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라며 "정책이나 기저효과에 의한 반등은 2분기 이후에나 일부 기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올해 금리가 정점으로 얼마나 상승할지 불확실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됐다면 내년엔 금리 정점 지속 기간 불확실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부동산금융이 채권시장 안정 위협 요인이다. 김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위험이 부각된다"며 "PF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발행 잔액이 2021년 이후 15조원에서 22조원으로 커졌는데 만기가 짧아지는 등 부실 징후가 가시화했다"고 말했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촉발된 단기자금시장 변동성 확대는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수 있다. 금리인상 기조 강화로 단기금리가 급등하며 유동성이 감소했고, 신용 경색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은행 예대율 규제와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 규제 정상화 유예 조치를 취했지만, CP(기업어음) 조달 여건 악화 가능성과 RP(환매조건부채권) 금리 급등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개발사업 관련 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 최근 시장에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상업용 부동산 매매 시장이 둔화하고 있고, 임대 시장 역시 상가 중심으로 공실률이 상승하고 있다. 저금리 국면에서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급증해 금융기관 대출이 확대됐고, 부동산펀드 등 간접투자 역시 큰폭으로 늘어나 관련 금융 익스포저는 지속적으로 커진 상태다.

금융연에 따르면 국내 비은행권의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는 지난 9월 기준 84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말과 비교해 4년 만에 87.3%(449조원) 급증한 수준이다. 이 중 PF 대출 관련 익스포저가 같은 기간 104.8%(95조6000억원) 증가했다. 그림자금융은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펀드, PF 대출 등 금융투자 상품을 의미한다. 보험사, 여전사, 증권사 등이 PF 관련 익스포저가 높아 잠재 부실에 직접 노출돼 있다.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 부동산 관련 금융 익스포저에 대한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이라며 "개별 시장별, 금융업권별로 자체 위기 관리 노력과 함께 당국의 지속적인 현장 점검, 위험 현재화 차단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행사, 건설사, 건설하청업자와 과도한 PF 대출과 채무보증에 나섰던 제2금융권 금융사의 연쇄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사업장별 부실평가와 자금조달계획을 살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유동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금리 정점 지속 기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정찬 금융위원회 금융시장분석과 사무관은 "유동성 위험이 신용 위험으로 번지지 않게 단계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고, 보완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며 "업계와 소통하면서 자금시장 관련 문제가 시장 전반에 확산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무관은 "자금시장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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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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