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 3.75% 도달”

시장금리 하락은 내년 하반기 전망
소비자물가 상승률, 올해 5.2%→내년 3.5% 하락 예상

한국금융연구원이 국내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 3.75%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로 내다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수정 기자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2023년 경제전망 ▲금융시장 환경변화와 전망 ▲은행산업 및 디지털금융 환경변화와 전망 ▲비은행 산업 환경변화와 전망 등 4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2023년 경제전망’의 발표를 통해 국내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 3.75%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실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까지 하락하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현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내년에도 미국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국내금리에 상방 압력을 가할 전망”이라며 “이에 국내 기준금리는 대외여건에 대한 고려와 국내 물가 대응을 위해 내년 상반기 중 3.7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상반기 미국의 물가와 기준금리 향방, 수급 여건 변화 등 불확실성이 크지만 하반기에는 시장금리가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GDP 성장률은 올해 2.6%에서 내년 1.7%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 실장은 “우리 경제는 내년 1.7%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외불확실성에 의한 성장의 하방 위험과 물가의 상방 위험이 높다”며 “내년 주요국 정부가 긴축적인 통화·재정정책을 이어가고 경기반등 모멘텀도 약화돼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항목별로 증감률을 살펴보면 ▲민간소비 4.5%→2.1% ▲설비투자 –2.9%→-3.0% ▲건설투자 –2.8%→2.0% ▲총수출 3.4%→1.0% ▲총수입 3.6%→1.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2% 수준에서 내년 3.5%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박 실장은 “내년 상반기에도 공공요금, 개인서비스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는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겠으나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높은 금리에 따른 수요둔화, 공급압력 완화, 기조효과 등에 힘입어 점차 상승세가 낮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외불확실성, 기대 인플레이션 확산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내년 물가 경로에는 상방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고용률은 올해 62.1%에서 내년도 61.8%로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박 실장은 “코로나19로 노동시장에 이탈했던 인구가 복귀하면서 지난해와 올해 고용률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나 내년에는 경기둔화에 따라 소폭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 취업 자수는 올해 기저효과를 반영해 6만 명 증가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연평균 환율은 1305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실장은 “내년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유럽중앙은행(ECB) 긴축 전환 등으로 달러 강세가 완화하겠으나 현재 높은 수준에 따른 기저효과로 연평균 환율이 1360원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인플레이션 정점 지연, 지정학적 위험 확대, 경상수지 악화 지속 등 위험요인이 현실화되면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물가의 상방 위험과 대외불확실성에서 기인한 성장의 하방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물가와 금융안정 등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높은 물가상승세를 잡기 위해서 당분간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되, 재정정책을 통해 취약계층 지원, 미래여건 변화 대응 등 우리 경제의 체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