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첨가제 대체제 `비스페놀F`도 신경계 교란 일으킨다

화학연, 신경독성 평가 플랫폼 활용해 규명
미량도 뇌에 쌓여 인지, 기억력 저하 등 초래

한국화학연구원은 위해성 물질 대체제인 '비스페놀F'가 뇌 조직에 축적돼 불안 증가와 인지·기억력 저하 현상 등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을 규명했다. 화학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 첨가제(비스페놀A)의 대체물질인 '비스페놀F'의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을 자체 구축한 플랫폼을 통해 밝혀냈다. 미량의 비스페놀F가 실험동물 뇌에 쌓여 불안 증가와 인지·기억력 저하 등을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배명애·조성희 박사 연구팀이 김기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대체물질의 신경계 교란 및 독성 기전 신속 규명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비스페놀A는 투명하고 높은 강도와 내열성을 가진 소재로, 물병이나 유아용 젖병, 식품보관 용기 등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체내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구조와 유사해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알려져 유아용 젖병 등에 사용이 금지되고, 다른 제품에도 제한적으로 쓰인다. 이를 위한 대체제로 '비스페놀F'가 사용되고 있다.

현재 위해성이 알려진 기존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이들의 독성평가 및 기전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일상 환경 중에 존재하는 비스페놀F의 실제 농도(ℓ당 0.001∼0.1㎎)를 모사해 생태독성 평가모델인 제브라피쉬에 28일 동안 노출한 결과, 미량의 비스페놀F가 제브라피쉬의 혈-뇌 장벽을 투과해 실제 뇌 조직에 축적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다양한 행동학적 검사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안 반응이 증가하고, 먹이 탐색을 위한 인지·기억력이 저하되는 것도 확인했다.

배명애 화학연 박사는 "대체 화학물질의 신경계 교란 및 독성기전을 규명한 대표적인 연구로, 대체물질에 의한 신경독성 평가 플랫폼을 조속히 표준화해 위해성이 알려진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제 개발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환경분야 국제 학술지 '종합환경과학(8월호)'에 게재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