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국회' 본격화…與 "민생 예산 증액" vs 野 "부자 감세 반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여야는 8일 각자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안 심의와 관련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보다 약 2조원 증액된 액수를 제시하며 '민생·약자·미래'에 집중하겠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부자들을 위한 감세 예산 항목을 처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예산 분야를 5개(민생부담 경감, 민생침해범죄 근절, 사회적 약자 지원 확대, 미래세대 지원 강화, 국민 안전·안보 확충)로 나누고 항목을 20개로 구체화했다.
'민생부담 경감' 분야에는 안심전환대출 요건 완화(4억→9억원) 등 고금리 시대 금융 취약계층 지원, 연말정산 장바구니 소득공제 지원(100만원), 대중교통 지원을 위한 지하철·시내버스 통합정기권 신설 등이 담겼다.
'민생침해범죄 근절'은 4대 민생침해범죄인 마약, 보이스피싱, 스토킹, 전세 사기를 근절하겠다는 내용으로 해당 범죄에 대한 수사 강화와 피해지원에 예산을 투입한다.
'사회적 약자 지원 확대'에는 소아·청소년 희귀질환 권역별 전문기관, 루게릭 등 희귀난치성 질환 전문 요양병원 신설, 비급여 신약 의료비 지원 강화 등이 담겼다. 장애인 이동 편의 증진과 중증장애인 근로자 근로 지원을 위한 증액안도 포함됐다.
'미래세대 지원 강화'는 어린이집·초등돌봄교실·청년 일자리 지원 등에 필요한 예산을 확충하겠다는 내용이다.'국민 안전·안보 확충' 분야에는 참전·명예 수당을 확대하고 북 미사일에 대한 다층 요격 능력을 정상화하기 위한 예산이 포함됐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각 상임위별 예산 심의가 진행 중이고 예결위 종합질의가 진행 중인 만큼 여야 간 협의가 꼭 반영돼야 한다"며 "현재까지 반영되지 않은 예산에 대해 최대한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임대주택과 관련한 예산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임대주택 관련해 예산이 5조6000억원 삭감된 게 있다"며 "감액된 5조6000억원을 최대한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몇 가지 예산 부수 법안으로 붙어있는 법안들이 있는데 대체로 매우 정교하게 초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것들"이라며 "대한민국 초부자들을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감세 예산은 처리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민주당에서 정부 예산안을 왜곡 해석해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는 취지의 국민의힘 주장에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지역화폐 문제와 관련해 지역화폐를 주요하게 썼던 곳이 주유소와 마트다. 주유소와 마트는 소상공인이 아니냐"며 "온누리 상품권으로 충분하다는데 온누리는 전통시장에서만 쓴다. 지역화폐가 훨씬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실 이전비용은 전 정부에서 한 것과 일부 겹치는 게 있을 수 있지만, 대표적으로 대통령실이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면서 국방부 연쇄 이전 비용이 7000~8000억원에 이르는데 대통령실이 이전하지 않았으면 전혀 생기지 않을 비용"이라며 "직접적으로만 대략 1000억원이고 간접비용까지 하면 1조원 가까이 드는 게 사실인데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노인 일자리' 예산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에서 노인 일자리 예산을 감액했다는 민주당 주장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이철규 국회 예결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는 이날 "어르신 분들과 관련해 오해가 있는 부분이 어르신 일자리 예산"이라며 "민주당이 6만1000개를 줄였다고 왜곡시켜서 어르신들이 불안해하고 언짢아하신다. 지극히 잘못됐다"고 말했다.
또 "내년도 노인 일자리는 2만9000개가 더 늘었고 예산도 790억 증액됐다"며 "다만 일자리의 내용에서 조정이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성 의장도 "공공형 일자리는 한 달에 27만원이 나온다. 이 공공형 일자리에서 6만1000개를 줄인 것"이라며 "왜냐하면 공공형 일자리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니 연령대가 11%가 60대였다. 이분들은 간병인, 경비 등 평균 12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많다. 그래서 그 부분을 3만8000개 늘리고 고령자 고용장려금도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6만1000개를 줄이는 게 불편하시다고 하면 저희가 조정할 생각"이라며 "노인 일자리는 절대 줄지 않았다. 민주당은 터무니없는 정쟁을 멈춰달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의장은 "(국민의힘이) 고령자 고용장려금을 늘렸다고 하는데 그건 고령자가 55세부터 60세 사이다. 개념 자체가 틀린 것"이라며 "공공형 노인 일자리는 대한민국 연금 제도의 미흡으로 인해 실제로는 65세부터 75세, 심지어 80세에 이르기까지 그런 어르신분들의 연금 부족분을 보충해주는 성격의 일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형 일자리보다는 우리 사회에 필요로 하는데 시장적 수요가 아닌 그런 일자리"라며 "그런 일자리가 불필요한가. 그걸 없애놓고 고령자 고용장려금을 늘린 걸로 대체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김 의장은 "국민의힘에 정식으로 제안한다. 팩트체크를 하고 끝장 토론을 하든"이라며 "국민에게 무엇이 더 민생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진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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