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사태, 당국도 책임" 질타에… 금융위원장, 어떤 말?

전민준 기자 2022. 11. 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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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을 요동치게 했던 흥국생명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고조된 가운데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흥국생명의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금융위가 당초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 결정을 별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봤던 것 아니냐는 민주당 오기형 의원 질의에도 "지금 상황에서 경제분야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돌발적 상황이 많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대응 과정에 시차가 늦다는 얘기는 나올 수 있는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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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흥국생명 사태에 대한 책임론에 "대주주 증자 등을 요구했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뉴시스
채권시장을 요동치게 했던 흥국생명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고조된 가운데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흥국생명의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밝혔다. 대주주 증자와 콜옵션을 이행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를 흥국생명이 수용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흥국생명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 대응의 적절성을 묻는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번 건은 그래도 저희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서 시장 불안이 크지 않도록 해서 해결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결정 직후 '흥국생명 자체의 채무불이행은 문제되지는 않는 상황'이라는 보도자료를 금융위원회가 낸 데 대해 "흥국생명이 당초 지난 9월에는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했다가 11월1일 번복 공시를 하면서 시장 불안이 많이 제기됐기 때문에 흥국생명이 큰 문제가 없고 경영이 괜찮은 회사라는 보도자료를 시장안정을 위해서 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을 갖고 계속 불안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가 흥국생명과 얘기해서 가장 근본적으로는 (대주주가) 증자를 해야 된다고 해서 증자도 하고 해외투자자들의 기대에도 맞게끔 콜옵션을 행사하는 쪽으로 해서 신속하게 대응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흥국생명은 금융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5억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면서 모기업인 태광그룹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행사한다고 했다가 뒤집고 정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하는 과정이 조금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해서는 변명하지 않겠다"며 "다만 저희는 미국 금리 인상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 등에 따라 시장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은 생각하지 못한 블록에서도 많이 (변수가) 나오기 때문에 앞으로 좀 더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위가 당초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 결정을 별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봤던 것 아니냐는 민주당 오기형 의원 질의에도 "지금 상황에서 경제분야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돌발적 상황이 많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대응 과정에 시차가 늦다는 얘기는 나올 수 있는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이번에 흥국생명 건도 여러가지 내부적 얘기는 있었지만 빨리 수습해서 대주주가 증자하고 원래 지난 9월 발표대로 콜옵션도 행사를 하게 해서 수습이 됐다"고 부연했다.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 철회 결정과 흥국생명 환매조건부채권(RP) 4000억원을 주요 시중은행들이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키로 한 과정에 금융당국의 개입 여부를 묻는 민주당 박용진 의원 질의에는 "흥국생명이 나름대로 판단하고 공시했는데 시장불안이 됐기 때문에 지금 저희는 민간이 할 수 있는 것은 하지만 정부가 역할을 해야 될 것은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재 보험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금융당국이 RBC(지급여력)비율을 일시적으로 완화해주는 옵션도 붙였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흥국생명 관계자는 "RBC비율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는 있지만 보험업법상 계속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콜옵션 이행에 대해 당국이 몇 가지 옵션을 붙였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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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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