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더 춥다" 한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1%대로 낮출까

박슬기 기자 2022. 11. 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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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전 세계적인 통화 긴축 정책으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도 오는 24일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여는 동시에 '11월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금융권에선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 2.1%에서 1%대 후반으로 하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내려가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0.9%) 등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8월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6%로 높였지만 내년 전망치를 2.1%에서 2.0%로 0.1%포인트 내린 바 있다. 한국경제가 내년에는 경기둔화에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두번째 빅스텝(한번에 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통화정책 방향 전문을 통해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치(2.1%)를 하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오는 24일 발표되는 '11월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 아래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시사한 대목으로 읽힌다.

전문가들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18일 발표한 '2023년 경제·금융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1.8%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달 24일 한국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올해 2.3%, 내년 1.9%로 내다봤다.

은행연합회 산하 한국금융연구원(KIF)도 경기침체를 예상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를 열고 경제성장률이 올해 2.6%에서 내년 1.7%로 둔화한다고 전망했다.


1%대 추락 전망… 이유는


이처럼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해서 나오는 배경에는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이 둔화되고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고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이어지는 점은 글로벌 경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대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이같은 경기둔화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어 경제성장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미 기준금리 역전 차가 1%포인트까지 확대되면서 원화 가치 하락,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을 우려한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0.50%였던 기준금리가 1년4개월만에 3.0%포인트 치솟는 등 고금리에 고물가까지 겹쳐 한국 경제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 내부에서도 내년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내년 성장률이 지난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변화에 기준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냐"고 관련 부서에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되면 경기 둔화 효과는 0.1%포인트 정도 될 것"이라며 "내년 성장률이 지난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 데 대해 대외요인이 좀 더 큰 영향을 미쳤으며 국내 요인의 경우 금리인상이 일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내년 경기 하강은 확실한 데다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이 상당히 진행 중"이라며 "물가 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고 금리 인상에 의한 경기 하강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이를 고려하면 기본적으로 추가적인 경기 하방 압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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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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