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립PC 시장, 인텔 강세 속 AMD '개점휴업'
(지디넷코리아=권봉석 기자)국내 조립PC 시장에서 지난 달 말 정식 출시된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랩터레이크)가 선전하는 가운데 AMD 라이젠 7000 프로세서는 개점휴업 상태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작년 출시된 H610·B660·Z690 메인보드에서도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그대로 활용이 가능한 데다 DDR5 메모리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DDR4 메모리를 쓸 수 있어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AMD 라이젠 프로세서 중 가장 판매량이 높은 제품은 올 상반기 출시된 라이젠 7 5800X3D다. 일부 작업 성능은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보다 낮지만 코어 위에 적층한 3D V캐시를 이용해 게임에서 성능 향상을 이끌어 낸다.
■ 메인보드·메모리 구입 비용 낮은 인텔 제품군 호조
11월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 9월 출시된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의 판매량이 급감했다. 업그레이드 시기를 맞은 소비자들은 인텔 13세대 코어 i9-13900K 프로세서나 코어 i5-12600K 프로세서 등을 선택하고 있다.
현재 출시된 13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동급 라이젠 7000 프로세서 대비 더 많은 코어 수를 내세워 게임이나 동영상 편집, 오피스 작업 등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더 나은 성능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말 출시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를 쓸 경우 라이젠 9 7950X보다 코어 i9-13900K 프로세서에서 더 나은 성능을 낸다는 사실이 각종 벤치마크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한 메인보드 유통사 관계자는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지난 해 출시된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같은 LGA 1700 소켓을 이용한다. 지난 해 출시된 H610·B660·Z690 메인보드와 호환되며 가격 대비 성능이 높은 DDR4 메모리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단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H610·B660·Z690 메인보드 중 일부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호환을 위한 펌웨어 업데이트가 진행되지 않은 재고다. 유통사 관계자들은 "이들 메인보드 구입시 펌웨어 업데이트를 마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고성능 DDR5 메모리도 판매량 증가
DDR5 메모리도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출시 이후 판매량이 늘었다. 13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규정한 DDR5 메모리 정격 클록은 5400MHz이지만 이를 넘어서는 DDR5-6400MHz 등 고성능 메모리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중견 메모리 유통사 관계자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지원하던 DDR5-4800 메모리와 달리 13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지원하는 DDR5-5400 메모리는 성능 향상 체감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 말 라이젠 7000 시리즈 출시 이후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성능 추이를 주시하던 소비자들이 10월 말 이후 고성능 메모리 구매에 나섰다. 방열판과 LED 등을 내장한 고급형 제품의 소진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8일 현재 DDR5-4800MHz 메모리 가격은 16GB 기준 8만원 전후로 같은 용량 DDR4-3200 메모리(6만원 전후) 대비 15% 가량 비싸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제조사가 재고 처리를 위해 연말 가격 조정에 나설 경우 이 간극은 더 좁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코어 i9-13900K와 게임 성능 비슷한 '라이젠 7 5800X3D' 인기
시장에서 판매되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는 올 초 출시된 라이젠 7 5800X3D가 유일하다. 자주 쓰이는 데이터를 프로세서 위에 부착한 3D V캐시에 올려서 데이터 접근시 지연 시간을 낮추고 게임 실행시 코어 i9-13900K 프로세서와 대등한 성능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DDR4-3200 메모리를 써서 라이젠 7000 시리즈 대비 시스템 구축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AMD도 최근 미국 시장에서 라이젠 7 5800X3D 출고가를 329달러(약 46만원)로 낮췄다.
그러나 문제는 이 프로세서를 꽂을 수 있는 AM4 규격 메인보드를 시장에서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 관계자는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 국내 법인과 총판들이 라이젠 7000 프로세서와 호환되는 AM5 메인보드 판매 촉진을 위해 구형 AM4 메인보드 출하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봉석 기자(bskwo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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