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수아레스 기억하시나요? 올해는 ‘발베르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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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에 진출한 허정무호는 우루과이를 만났다.
수아레스는 그를 잉글랜드의 옛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에 빗대 추켜올렸고 팀 선배 토니 크로스는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발베르데는 지금 전세계 톱3 안에 든다"라고 극찬했다.
발베르데는 "레알 마드리드뿐 아니라 국가대표팀에서도 이름을 남기고 싶다. 우리는 월드컵 우승을 꿈꾼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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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에 진출한 허정무호는 우루과이를 만났다. 대표팀에게 내려진 지령은 간결했다. “(디에고) 포를란 막아라.” 포를란은 당시 우루과이 최전방과 2선을 오가는 공격의 축이자 정신적인 버팀목이었다. 결국 이 대회에서 포를란이 골든볼(최우수선수)을 받았으니 적절한 특명이었으나, 실전에서 한국을 박살 낸 건 23살 루이스 수아레스였다. 그에게만 두 골을 얻어맞고 졌다.
12년 뒤 한국은 다시 우루과이를 만난다. 이번에는 조별리그 첫 경기(24일)다. 수아레스는 당시 포를란보다도 4살이 많은 백전노장이 됐다. 여기에 동갑내기 레전드 에디손 카바니(발렌시아)와 1000억원 몸값의 신성 스트라이커 다르윈 누녜스(리버풀)가 공격 편대를 이룬다. 이제 구호는 ‘수아레스·카바니·누녜스 막아라’가 되겠으나, 여전히 가장 중요한 이름이 빠져 있다. 페데리코 발베르데(23·레알 마드리드)다.
우루과이의 천재 미드필더 발베르데는 지금 세계 축구계에서 가장 눈부신 재목 중 하나다. 축구 이적 정보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이달 업데이트한 그의 시장 가치는 1억유로(약 1388억원).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높고 우루과이 대표팀에서는 1등, 소속팀 레알에서는 2등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그를 “카림 벤제마 이후 발롱도르 수상이 유력한 레알 마드리드 선수”라며 카타르 라이징 스타 후보 첫손에 꼽았다.
발베르데의 축구를 지켜본 이들은 그 무결함에 놀란다. 본래 자리는 중앙 미드필더지만 측면 공격수, 측면 수비수, 수비형·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모두 소화한다. 단순히 소화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자리든 정상급 플레이를 펼친다. 윙에서는 준족의 측면 공격수처럼 드리블을 치고, 2선에서는 프리롤 플레이메이커처럼 경기를 조율하고, 중원으로 내려서면 빌드업 기점이 된다. 성실한 수비도 일품이다.
특히 올해에는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 아래서 득점력마저 만개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지난 여름 “만약 발베르데가 이번 시즌 10골 이상 넣지 못하면 감독을 그만두겠다”는 내기를 건 바 있다. 지난 시즌까지 레알 유니폼을 입고 통산 148경기 6골을 넣은 선수에 대한 무모한 내기였으나,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은 현재 발베르데는 스페인 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8경기에서 벌써 8골을 넣었다.
발베르데를 오른쪽에 두고 일종의 ‘가짜 윙어’처럼 사용하는 안첼로티의 노림수가 공격 본능을 일깨운 것이다. “제가 감독님의 은퇴 사유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그는 그 어떤 시즌보다 슈팅 수, 기대득점값이 높다. 8골 가운데 6골이 페널티 박스 밖에서 터뜨린 중거리포일 정도로 킥도 좋아 한국으로서는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수아레스는 그를 잉글랜드의 옛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에 빗대 추켜올렸고 팀 선배 토니 크로스는 지난달 트위터를 통해 “발베르데는 지금 전세계 톱3 안에 든다”라고 극찬했다. 물오른 폼만큼이나 의욕도 뜨겁다. 발베르데는 “레알 마드리드뿐 아니라 국가대표팀에서도 이름을 남기고 싶다. 우리는 월드컵 우승을 꿈꾼다”라고 말했다. 벤투호 첫 경기 성패는 ‘발베르데 봉쇄법’에 달렸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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