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하 셀라스타 대표 "전이암 항암제, 1조 매출 꿈 아니다"

이창섭 기자 2022. 11. 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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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하 셀라스타 대표이사 인터뷰암 전이 관련된 'EPB41L5' 단백질 차단 항체 개발… 2032년 최대 1조원 매출 목표
전성하 셀라스타 대표이사/사진제공=셀라스타

"이제는 당당히 얘기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항암제와 병용 요법으로 투여했을 때 CAP-1의 확장성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전성하 셀라스타 대표는 핵심 파이프라인 'CAP-1'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CAP-1은 암 환자에서 발현하는 'EPB41L5' 단백질을 표적하는 항체 후보물질이다. EPB41L5는 암 전이와 관련한 단백질이다. 이를 차단하여 전이암 발생을 막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게 셀라스타의 목표다.

전 대표는 킹스칼리지런던 대학원에서 신경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생화학과 면역학, 뇌과학을 전공했다. 셀라스타는 2018년 설립됐다. 자본금 11억6500만원에 임직원 수도 6명인 소규모 바이오벤처다. EPB41L5 항체 개발은 2021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약 2년간 개발했지만 언론에 후보물질을 자세히 소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 대표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이야기하면 바이오산업 신뢰를 떨어뜨릴까 봐 우려했다고 한다. 이제는 EPB41L5 항체 개발이 진전됐고, 환자 유래 암 조직 이종이식(PDX) 실험도 앞두고 있어 외부에 공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항체 발굴에는 정재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등이 기여했다. EPB41L5이 과발현하면 상피세포에서 간엽 줄기세포로 전환하는 과정인 'EMT'가 시작된다. 이어 암세포가 원발부위에서 떨어져 나와 혈관 속을 떠다니다가 다른 부위에 안착해 전이를 일으킨다. CAP-1 항체는 EPB41L5 활성을 억제하여 암세포 전이 첫 단계인 EMT 작용을 차단한다.

암 환자 약 90%가 전이성 종양으로 사망한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위암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EPB41L5 발현이 높은 환자군에서 생존율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전 대표는 "전이를 차단하는 기전의 후보물질이 전 세계적으로 네 가지 종류가 나왔지만 허가받은 건 아직 없다"며 "EPB41L5 단백질을 연구하는 건 세계적으로 우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전임상에서 PDX 실험을 앞두고 있다. 실험을 통해 항체를 최적화하고 임상 1상에 진입해도 괜찮은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PDX는 환자 암세포를 직접 쥐에 이식해 항암제 효능을 알아보는 실험이다. PDX 실험은 비용이 더 많이 들지만 후보물질 효능과 향후 임상 시험 성공 여부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 대표는 "CAP-1이 PDX에서 문제가 있다거나 전혀 효과가 없다면 빨리 드랍하는 게 맞다"면서도 "그러나 연구하는 교수들이 누구보다도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 해외 자료를 보면서 공부하다 보니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년 말까지 PDX 시험 등 전임상이 진행된다. 2025년부터 임상 1상을 시작하여 2032년에 CAP-1을 상업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위암으로 시작하여 폐암, 유방암, 신장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 대표는 전임상이나 임상 1상을 마치는 대로 국내외 불문하고 라이선스 아웃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전성하 셀라스타 대표이사/사진제공=셀라스타

셀라스타는 CAP-1이 출시하면 위암·유방암·폐암·신장암 네 개 적응증에서 약 1조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간 약값 3000만원으로 전 세계 암 환자 0.5%에 처방한다고 가정했다. 암 전이를 방지하는 CAP-1의 원리를 생각하면 다른 항암제와 병용 처방될 가능성도 있다. 병용 요법까지 고려하면 CAP-1의 실제 점유율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게 전 대표 설명이다.

전 대표는 "암 환자에서 EPB41L5 단백질을 발현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확정할 수 없어 소극적으로 0.5%라는 수치를 잡았다"며 "유방암에서 가장 많이 발현하는 HER2 유전자도 30% 미만이다. EPB41L5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셀라스타는 잠재적인 후속 파이프라인 CAP-2 개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전이를 막는 CAP-1에 암세포 소멸 기능을 추가한 후보물질이다. 장기적으로 미만성 위암 진단·치료제나 세포 내 약물을 전달하는 바이오 플랫폼 기술 개발도 계획했다.

전 대표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니, 뭐다 하면서 유행하는 걸 쫓아다니다가 잘 안되면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식의 기업 운영은 지향하지 않는다"며 "과학자의 눈으로 해볼말 한 후보물질을 알아보고, 그것을 잘 가공해 기술수출을 해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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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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