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방의 날’ 공식 행사 없어… 60주년인데 자축 못하는 소방
‘이태원 참사’ 119 신고 대응 도마에 올라
특수본, 소방당국 관련 7개소 압수수색
소방청이 올해 ‘소방의 날(11월 9일)’ 공식 행사를 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의 날이 올해 60주년을 맞이하지만, 이태원 참사 추모 분위기를 고려한 조치다. 소방당국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119 신고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도 제기 되고 있는 상황이라 행사 개최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8일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소방의 날’ 행사는 이태원 참사 직후 취소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청장 부재 등으로 소방의 날 행사 취소에 대한 논의가 원래부터 있긴 했지만, 이번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후 행사가 공식적으로 취소됐다”고 말했다.

‘소방의 날’은 소방공무원들의 희생과 노고를 격려하는 소방청 내 가장 큰 연례행사다. 1963년부터 11월 1일에 관련 행사가 열렸고, 1991년 소방법을 개정하면서 119를 상징하는 11월 9일로 행사일이 변경됐다.
소방당국은 경찰·지자체와 함께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부실 대응 비판에 휩싸여 있다. 이태원 참사 발생 전후로 접수된 119 신고 내역이 공개되면서, 재난 대응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당초 이태원 참사 당일 소방당국이 최초 신고 시각으로 밝힌 시간은 오후 10시 15분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3분 전인 오후 10시 12분에 “숨이 막힌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된 것이 드러났다. 당시 119 신고는 접수자가 “전화가 잘 안 들린다”고 하자 신고자가 “아... 네”라고 한 뒤 전화를 끊어 ‘끊김’으로 종결 처리됐다.
구조대의 현장 도착 시간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119 신고를 접수한 서울종합방재센터는 첫 신고 2분 뒤인 오후 10시 17분 서울 용산소방서에 출동 지령을 내렸다. 구급대는 12분 뒤인 오후 10시 29분 현장 인근에 도착했고, 오후 10시 42분에야 의식을 잃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그나마 도착한 구급대도 용산소방서가 아닌 종로소방서 소속이었다. 이태원 119안전센터가 400미터(m) 안쪽으로 위치해 도보로 이동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구조활동이 늦었던 셈이다.
소방의 부실 대응은 전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언급됐다. 행안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는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았나”라는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 당시에 근무자들이 더 깊이 생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지자체 등 각 기관의 부실 대응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소방당국의 대처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이날 대대적인 강제수사에 나선 특수본은 소방과 관련해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용산소방서 등 7개소를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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