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램 점유율 8년만에 최저

삼성전자 EUV 멀티레이어 14나노 공정으로 만든 DDR5 D램 칩과 모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글로벌 경기 침체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한 가운데, D램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8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유진투자증권이 시장조사업체 IDC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매출 기준 글로벌 D램 시장 규모는 179억7300만달러로 2분기 254억2700만달러 대비 29.3% 급감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D램 매출액은 2분기 111억2100만달러에서 3분기 73억7100만 달러로 33.7% 감소해 시장 전체 하락보다 더 큰 폭의 매출 하락이 있었다. 이에 따라 매출액 기준 삼성전자의 점유율도 2분기 43.7%에서 3분기 41.0%로 2.7%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IDC 자료 기준으로 2014년 3분기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점유율이다.

반면 시장점유율 2·3위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비교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한 모습을 보였다.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은 70억1100만 달러에서 52억9800만 달러로 줄었고, 마이크론도 59억4100만 달러에서 43억4900만 달러로 감소했다. 3분기 SK하이닉스의 시장점유율은 29.5%, 마이크론은 24.2%로 전분기 대비 각각 1.9%p와 0.8%p 상승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빅3 기업 중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이 두드러진다"며 "최근 D램 감산 논쟁에서 삼성전자가 다른 업체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은 3분기 수요 부진에 따라 메모리반도체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하자 단기적으로 설비 투자와 생산량에 대한 감축을 예고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진행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수급 균형을 앞당기기 위해 내년에는 올해 대비 50% 이상 투자 규모를 줄일 것"이라며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을 줄이는 식으로 생산량을 조정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마이크론 역시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30% 감축하며, 특히 웨이퍼 제조장비 투자는 50% 감축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적정 수준으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한다"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