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30개월 걸리는 GV80, 캐나다에선 4개월 뒤 받는다

현대차, 국내 생산물량 60%를 수출
국내 소비자 “대기 기간 너무 길어”

신차 출고 적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차가 국내 생산 물량의 약 60%를 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출고 적체가 심해지자 “왜 수출부터 하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9일 현대차 IR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올해 1~9월 국내 공장에서 총 123만2605대를 생산했다. 이 중 40%(49만6835대)를 내수 시장에서 판매하고, 나머지 60%(73만5770대)를 수출했다. 부품을 해외 현지 공장에서 최종 조립해 완성품으로 판매하는 반제품조립(CKD) 방식의 자동차도 단순 수출로 집계돼 통상 수출이 내수보다 많다.

제네시스 GV80. /제네시스 제공

수출 비중 추이를 보면 최근 3년간 현대차와 기아는 수출 비중을 점차 높이는 추세다. 현대차가 국내 생산 자동차를 수출한 비중은 2020년 52%, 2021년 56%, 올해(1~9월) 60%를 기록했다.

기아 역시 2020년에 국내 시장에서 42%, 수출로 58%를 판매했는데, 작년에는 내수 비중을 38%로 낮추고 수출 비중을 62%로 높였다. 올해(1~9월)는 작년과 수치가 같다. 요즘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기아 자동차 10대 중 3.8대만 국내에서 팔린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이 수출 비중을 높인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내수 시장 경쟁보다 치열하고, 최근 환율이 급등하며 수출 이익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의 내수 점유율은 올해 1~9월 기준 88.3%로 90%에 육박한다. 출고 대기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도 대안을 선택하는 수요자가 많지 않은 것이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 도요타그룹(513만대)과 독일 폴크스바겐그룹(400만대)에 이어 3위(329만대)를 기록했지만, 국내보다는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실적도 좋아졌다.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분기별로 전년 동기 대비 역대 최고 매출 또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에는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와 더불어 환율 효과가 컸다.

현대차그룹이 수출 비중을 늘리는 것에 대해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네시스의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의 경우 국내에서 지금 주문하면 출고까지 30개월이 걸리는데, 캐나다에선 약 4개월, 호주에선 약 10개월만 기다리면 신차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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