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보는 K진단 앞날은? "반등 여지 있다, 관건은"

김도윤 기자, 정기종 기자, 박미리 기자 2022. 11. 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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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코로나로 뜬 K진단, 끝물이냐 기회냐⑤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 다가왔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국내 진단기업들은 막대한 부를 쌓았다. 국내 주요 진단기업이 올린 영업이익만 7조원을 넘는다. 하지만 이제 코로나19 진단 수요는 이전 같지 않다. 진단기업의 실적은 쪼그라들고 주가는 급락했다. 머니투데이는 국내 주요 진단기업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19 성장 전략을 알아보는 심층조사를 실시했다. K진단의 미래는 어떨까.


머니투데이는 진단기업 심층조사와 함께 여러 전문가로부터 K진단의 앞날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대체로 국내 진단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였고 이전보다 효과적인 유통망을 확보한 데 높은 점수를 줬다. 팬데믹 과정에서 확보한 자금력이 K진단의 성장을 지원할 강력한 도구란 데 대해서도 공감했다.

반면 국내 진단기업 대부분이 코로나19 팬데믹 전까지 영세한 중소 규모 회사로,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만한 인적 역량이나 내부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단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란 지적도 적지 않았다.

K진단이 코로나19로 큰 돈을 벌었지만, 이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아직 감을 잡지 못한 게 아니냔 시각도 있다.

세계 시장과 산업의 미래를 보는 통찰력이나 내부 조직 관리 역량, 경영진이나 오너의 기업가 정신, 인적 및 지식재산권(IP) 관리 시스템 등을 개선하기 위해 전사적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란 조언도 새겨들어야 한다.

더구나 당장 코로나19 관련 매출의 급격한 감소를 피하기 힘들고, 유럽 IVDR(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정) 등 진단 시장을 둘러싼 규제 환경의 변화, 금융시장 경색, 글로벌 경쟁 심화로 힘든 시기가 이어질 수 있단 부정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그나마 코로나19 수혜로 넉넉한 현금을 보유한 기업은 사정이 다소 낫겠지만, 그렇지 못한 진단 기업의 경우 생존을 위협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 전문 펀드매니저는 "우선 코로나19 팬데믹 때 활약하지 못하고 돈도 벌지 못한 국내 진단기업은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진단 시장에서 자금력을 확보한 기업보다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일부 많은 돈을 번 진단기업 중에서도 제대로 투자하지 못하는 기업이 눈에 띄고,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는 기업이더라도 당장 해외에서 사업화 성과를 낼 수 있다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기술력 강화, M&A, 해외 시장 진출 등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이 더 기대되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해외 진단 시장에서 역량을 확보할 경우 반등의 여지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넥스트(다음)가 뭐냐는 질문에 대한 K진단의 확실한 아이템이 아직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사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어마어마하게 뛰어난 기술력이 있어 수익을 낸 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또 "쉽지 않겠지만 팬데믹 때 확보한 자금으로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력이나 영업망, 사업화 역량을 쌓아야 한다"며 "기업의 자체적인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팬데믹 같은 전 세계적인 변수, 각 정부의 규제와 정책 변화 및 지원, 진단 시장의 트렌드 변화 등도 K진단의 앞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혁신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로 급부상한 진단키트 회사 대부분 매출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며 "이제 해외 판로 개척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나 M&A를 통한 사업 확장, 진단 제품 외 포트폴리오 확대 등이 필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 데일리파트너스의 이승호 대표는 "팬데믹을 거치면선 백신이나 치료제와 더불어 진단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분명히 생겼다"며 "그것만으로 진단 산업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여러 국내 진단기업이 팬데믹 국면에서 상당한 재무적 성과와 수출 실적을 확보한 것도 사실이고 이제 글로벌 진단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 개인 맞춤형 스마트 진단, 진단과 IT 융합을 통한 디지털 전환 등 새로 펼쳐질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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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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