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차 계약 포기해야 하나” 할부금리 부담되네
중고차 평균 연 14% 내외 금리 적용
중고차 평균 연 14% 내외 금리 적용
#지난 3월 신차를 계약하고 기약 없이 차량이 나올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김모 씨. 최근 김씨는 신차 계약을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 김씨가 계약한 차량 가격은 8000만원 안팎 수준. 김씨는 당초 절반은 은행 신용대출로, 나머지는 캐피탈사 할부로 자동차 값을 치르기로 계획했지만 금리가 뛰면서 자금 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까 염려하고 있다. 김씨가 차량을 계약할 당시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연 3%대, 캐피탈사 할부 금리는 연 4%대였지만 현재 금리가 각각 연 6%대, 연 8%대를 향하고 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이용하는 할부 대출 금리가 치솟고 있어 김씨처럼 자동차 구입 포기를 고민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불과 3~4개월 전보다 할부 대출 금리가 2배 이상 오르면서 차량 구입에 따른 매월 상환 부담이 덩달아 커져서다.
8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중 현대자동차 그랜저 대상으로 캐피탈사와 카드사가 실제 취급한 신차 할부금융 대출 평균금리는 연 4.03~8.0%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차, 현금구매 비율 20%, 할부 기간 36개월 기준이다.
이 기간 현대캐피탈이 평균 연 4.03% 금리로 신차 할부금융을 취급했고, 하나캐피탈 연 7.9%, KB캐피탈 연 8.0%였다.
현대자동차를 전속 시장으로 가지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현재 36개월 할부 연 5.9%, 48개월 할부 연 6.0%, 60개월 할부 연 6.1%로 신차 할부금융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그랜저를 장기 할부로 구매하면 이제는 연 6%대 금리를 적용받게 되는 셈이다.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표면적으로 공시한 할부금융 금리는 BNK캐피탈이 연 8.9~9.4%로 가장 높았다.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연 7.3~8.78%였다.
카드사 역시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 수준이 높았다. 삼성카드 최저 연 6.6%, 신한카드 최저 연 6.7%, 우리카드 최저 연 6.7% 등 금리 하단이 연 6%대부터 시작한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불과 3~4개월 전보다 자동차 할부금융 최저 금리 수준이 2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캐피탈 업계의 신차 할부금융 금리가 오른 것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 레고랜드 사태 등 채권시장 환경 악화 등으로 조달 금리가 상승한 여파다.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는 캐피탈사는 여신전문금융채권(이하 여전채)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여전채 금리가 6%대로 뛰면서 할부금융 금리에 그대로 반영됐다.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구입 자금 대출 할부 금리도 높아졌다. 나이스평가기준 신용점수 601~700점 구간 대상으로 캐피탈사에서 실제 취급한 중고차 할부금융 대출 금리는 3분기 중 평균 연 14% 안팎 수준이다.
해당 금리로 2000만원짜리 중고 차량을 36개월 할부로 원리금균등 상환 방식으로 구입하면 매월 68만3553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때 총 대출이자는 460만7893원이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