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로 장바구니 물가 낮추세요~
아내와 가끔 시장에 간다. 아내는 고물가로 요즘 장보기가 무섭다고 한다. 나 역시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음을 피부로 느낀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걱정이다. 정부는 물가를 낮추기 위해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로컬푸드 이용 등 주부들의 현명한 소비가 필요할 때다.
로컬푸드(local food)는 장거리 운송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말한다.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다. 전국 어느 곳이나 다 있다.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거래해서 대형마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그래서 아내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자주 이용한다.
내가 사는 성남시도 로컬푸드 직매장이 많다. 성남시 지역경제과에 문의하니 49개소가 있다. 아내가 장보러 집 근처 로컬푸드 직매장에 갈 때 따라가 봤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마트인데, 한쪽에 로컬푸드 코너가 따로 있다. 로컬푸드 코너에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이 진열되어 있다. 아내는 로컬푸드에서 주로 야채와 과일을 구매한다.
로컬푸드는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당일 판매되지 않은 농산물은 출하자가 자체적으로 회수해 가거나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멀리 외국에서 온 과일은 생산 후 한국까지 오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이에 비하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당일 생산, 출고되니 신선도가 뛰어날 수밖에 없다.
신선한 농산물은 먹어본 사람이 안다. 지난 여름에 충북 음성으로 귀촌한 큰형님 집에 갔을 때 텃밭에서 키운 상추와 고추 등으로 점심을 먹었다. 배도 고팠지만, 막 따서 먹은 상추와 고추 맛은 꿀맛이었다.
그럼 로컬푸드 가격은 어떻게 결정될까. 생산자가 직접 포장하고 가격을 결정한다. 생산자-도매상-소매상-소비자 등 몇 단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다. 가격은 그날그날 다른데, 아내는 전체적으로 대형마트에 비해 20~30% 저렴하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그 지역 특산물을 할인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또한 로컬푸드는 친환경 인증 농산물이다. 농산물을 자세히 보면 생산자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 있다. 생산자인 조합원이 이름을 걸고 정성 들여 키운 먹거리들이다. 그래서 더 믿음이 간다.
성남시 관내 로컬푸드 판매점은 지역 상품권 결제가 가능하다. 상품권은 구매 시 6~10% 할인 구매한다. 아내의 깐깐하고 현명한 소비 덕분에 우리집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구매한 싱싱한 야채와 버섯, 쇠고기로 아내와 샤부샤부를 먹었다. 날씨가 추워져서 국물이 시원했다. 야채와 버섯 등의 신선도가 뛰어나 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었다. 아내가 로컬푸드에서 장을 보고 올 때는 없던 식욕도 샘솟는다.
김장철을 앞두고 주부들은 걱정을 많이 할 것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도 김장용 절임배추를 판매한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예약 판매를 한다. 대형마트, 전통시장에서도 절임배추를 예약 판매하는데, 로컬푸드에서 파는 것은 그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배추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하다.
아내는 로컬푸드 절임배추를 예약했다. 올겨울 우리집 김장은 11월 20일 할 예정이다. 이날 예약한 절임배추가 온다. 지난해는 절임배추를 20kg 4만8000원 정도에 샀다. 올해는 로컬푸드에서 3만8000원에 예약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내가 사는 성남시에서 생산한 배추로 김장을 한다.
로컬푸드 말고 지역 농산물 직거래 장터도 있다. 김장철을 앞두고 전국에서 직거래 장터가 열리고 있다. 내가 사는 성남시 옆 동네 광주시에는 오전리 장터가 있다. 동네 이름이 오전리다. 이곳에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직거래 장터가 열린다. 마을에서 100% 직접 재배한 로컬푸드를 판매한다.
11월 초 주말에 가보니 김장 배추와 무, 대파 등을 판매한다. 그날그날 시세가 다르지만, 11월 5일 배추 한 포기 값이 1500원, 무 한 개에 500원이다. 오전리 장터 근처에 배추, 무 등을 재배하는 농가가 많다. 이곳 농민들이 직접 와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니 저렴할 수밖에 없다. 중간 도매상, 소매상을 거치지 않으니 말이다.
요즘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통계청이 11월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올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치솟는 것은 고환율, 고유가, 고금리 등 국내외 여러 복합적인 사정이 있다. 경제는 잘 몰라도 이럴 때 로컬푸드와 직거래 장터는 지역 농민도 살리고 소비자도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는 대안이다. 장바구니 물가를 잡을 수 있는 현명한 소비, 로컬푸드가 하나의 답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재형 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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