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고, 늘이고, 비틀고… 몸에 붙이는 ‘디스플레이 끝판왕’ 나왔다
접고, 늘이고, 비틀고….
LG디스플레이가 8일 화면이 최대 20% 늘어나는 12인치 풀 컬러 스트레처블(Stretchable)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 개발해 공개했다. 반으로 접고(폴더블), 돌돌 마는(롤러블) 디스플레이에 이어 쭉쭉 늘릴 수 있는 화면까지 등장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얇고 가벼운 화면으로, 의류·가구뿐 아니라 피부에도 붙일 수 있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시제품은 12인치 화면이 14인치까지 늘어나면서도, 일반 모니터 수준의 고해상도와 적녹청(RGB) 풀 컬러를 동시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 나왔던 스트레처블 화면 시제품들은 화면이 작거나 단색만 표현하는 단점이 있었다.
기판은 콘택트렌즈에 쓰이는 특수 실리콘 소재를 활용해 쭉쭉 늘어날 수 있도록 했다. 4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마이크로 LED 발광원을 사용해 외부 충격에서도 화질 변화를 막을 수 있는 내구성도 확보했다. 또한 기존의 직선 형태의 배선 구조를 S자 모양 스프링 구조로 바꿔, 여러 번 반복해 접어도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 전장 및 스마트기기용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개발 국책 과제 주관기업에 선정돼, 국내 20개 산학연 기관과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회사는 국책과제가 완료되는 2024년까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장비와 소재 기술 완성도를 높여, 이후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IT 업계에서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가 웨어러블, 모빌리티, 스마트 기기, 게임, 패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옷이나 피부에 붙이고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 대표 특장점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예컨대 재난 현장에 있는 소방관과 구급대원이 입는 특수복에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면 재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롤러블·폴더블·스트레처블 같은 ‘플렉서블’ 화면은 디스플레이 업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TV 수요 둔화와 불경기로 디스플레이 업계 업황이 어두운 가운데서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출하량을 늘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세계 스마트폰 매출은 1000억달러(약 14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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