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아닌 사고 표현에 격분한 野… 국회 홈페이지도 “불의 사고 애도”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국회에선 ‘사고’와 ‘참사’라는 용어 사용을 놓고 연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부 공식문건 및 홈페이지 등에 적힌 ‘사고’라는 표현에 분노를 드러내며 ‘참사’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국회 홈페이지 김진표 국회의장 명의로 올라온 애도문에도 ‘불의의 사고’라는 표현이 적혔다. 김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다.
최근 국회에선 연일 핼러윈 참사의 명칭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선 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장관에게 따졌다. 권 의원은 “법무부 홈페이지에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돼 있다”며 “정부는 정확한 표현을 하는 게 책임의 시작”라고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이 “’사고’라는 표현은 비하의 뜻이 아니다. ‘참사’는 참담한 사고라는 뜻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권 의원은 “‘사고’는 피해자 개인의 잘못으로 환원될 수 있다”며 “희생자들에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불의의 참사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은 “저는 ‘참사’라는 표현이 맞다고 보지만, 사고도 틀린 표현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용어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8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도 대통령실이 사용한 용어를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대통령비서실이 현안보고로 올린 업무보고서 내 ‘이태원 사고 후속조치’ 문구를 언급하며 “대통령실이 아직도 이태원 참사를 사고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또 보고서에 “희생자가 아니라 사상자, 사망자로 표현했다”며 “희생자에 대한 모독이고,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이재명 대표도 지난 10월30일 낸 입장 발표문을 보면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할 때’라고 했고, 고민정 최고위원도 SNS에 ‘사고 수습이 우선’이라고 했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이 사고라고 하면 잘한 것이고, 정부가 (사고라) 하면 잘못한건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용어까지 정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하지만 ‘사고’라는 표현을 쓴 것은 정부·여당만은 아니었다. 최근 국회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팝업창을 이용한 애도문이 떴다. 김진표 국회의장 성명의 해당 애도문에는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과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부상자들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합니다’라고 적혀있다.
이 팝업창은 8일 아침까지만해도 볼 수 있었으나, 오전 11시쯤 사라졌다. 국회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애도 기간이 끝난 후에도 해당 애도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해왔으나 오늘 지시가 내려와 팝업창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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