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간 10조원 쓸어담았다…K-진단 기업들 '대박의 비결'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 다가왔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국내 진단기업들은 막대한 부를 쌓았다. 국내 주요 진단기업이 올린 영업이익만 7조원을 넘는다. 하지만 이제 코로나19 진단 수요는 이전 같지 않다. 진단기업의 실적은 쪼그라들고 주가는 급락했다. 머니투데이는 국내 주요 진단기업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19 성장 전략을 알아보는 심층조사를 실시했다. K진단의 미래는 어떨까.
국내 주요 진단기업들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다. 실력일까 운일까.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
국내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눈에 띄게 실적이 성장한 10개 기업(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바이오노트, 엑세스바이오, 휴마시스, 랩지노믹스, 오상헬스케어, 바이오니아, 제놀루션, 수젠텍)의 2020~2021년 실적을 합산하면 2년간 총 매출액은 약 10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5조6400억원이다. 대부분이 코로나19 진단 제품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을 정도로 알짜다. 말 그대로 돈을 쓸어 담았다. 이 10개 기업 외에 코로나19 수혜를 본 국내 진단기업은 물론 더 있다.
진단기업들의 코로나19 관련 제품 글로벌 공급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K진단이 팬데믹 국면에서 번 돈은 더 커진다. 지금까지 단순 추정으로도 팬데믹 시기 K진단의 영업이익 총합만 7조원(2020년~2022년 3분기 누적)을 훌쩍 넘는다. 이 돈은 진단 기술 고도화, 해외 시장 진출 등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K진단의 미래 성장을 위한 총알인 셈이다.
더 궁극적으로 국내 민간 시장에서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진단 기술이 발달하고 영역이 넓어질수록 우리 의료 현장에서 예방의학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국내 진단 산업의 지속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도 수반돼야 한다. 민관이 힘을 합쳐 진단 기술 고도화, 디지털 전환, 예방의학과 융합 등에 나선다면 국민 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래서 국내 진단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어떻게 기회를 잡았는지 알아보는 일은 K진단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날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아닌 또 다른 팬데믹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실제 머니투데이 K진단 조사에 참여한 여러 기업이 정부의 전격적인 지원을 K진단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이는 개별 민간 기업의 힘만으로 규제의 수준과 진입장벽이 높은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단 사실을 시사한다.
바이오노트는 K진단이 막대한 이익을 거둔 배경으로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지금까지 다져온 연구 역량과 신속한 제품 개발 노력이 있었고, 특히 정부의 초기 임상 샘플 제공과 긴급승인제도 운영 등 전격적인 지원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봤다.
엑세스바이오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국면에서 국내 진단기업이 빠르게 우수한 성능의 제품을 출시한데다 생산능력 확보와 인허가를 위한 관련 기관들의 신속한 협업이 더해진 게 성공의 비결"이라며 "무엇보다 빠른 제품 개발과 정부의 신속한 승인 등 정책적 지원으로 세계 시장에 조기 진출하며 시장을 선점한 게 큰 이익 창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클리노믹스는 "코로나19 초기 정부의 선제적 방역 대응과 신속한 진단 제품 개발이 주효했다"며 "해외 각국에서 K-방역에 대한 호평이 잇따르면서 한국 진단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된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오상헬스케어는 "국가 지원으로 팬데믹 초기 여러 국내 기업이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했고, 성공적인 K-방역의 후광 효과가 더해졌다"고 평했다. 랩지노믹스는 "사스, 메르스 등 감염성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으로 국내 진단기업들이 실전 경험을 쌓아온 것도 코로나 사태 대응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국내 진단업계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저력을 갖추는 데 성공했단 평가도 나온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명확한 성과를 낸 일부 주요 진단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정도 지위를 확보했고 자금 여력이 있어 엔데믹 준비도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보는 K진단의 위상이 팬데믹 이전과 확연하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내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에 코로나19 진단 제품을 공급하면서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뛰어난 유통망을 확보했단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각 진단회사가 차별화된 플랫폼 및 기술 경쟁력을 증명할 경우 이전보다 훨씬 쉽게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국내 진단기업들은 현장진단, 개인 맞춤형 진단 등으로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해외 시장 진출뿐 아니라 IT와 융합, 디지털 전환, 예방의학과 연계 등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엑세스바이오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경제·문화가 대두되면서 진단 분야에서도 환자 중심, 현장 중심 진료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며 "또 각 나라마다 비대면 온라인 진료에 대한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료 분야에서도 필연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따라올 수밖에 없고, 경증 환자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진료 서비스를 받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며 "38개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 중 37개 국가가 원격 진료를 허용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제도적인 한계로 원격 의료 및 진료가 시행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 전환이란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국내 비대면 및 원격 의료 시장과 관련 플랫폼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의료법 개정과 규제 완화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랩지노믹스는 "코로나 이후 진단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초정밀 의료사회가 다가오면서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 또 개인의 실생활과 밀접한 간편하고 편리한 진단 서비스 등이 각광 받을 것"이라며 "진단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원천기술 확보, 시장에 적합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 공격적인 투자, M&A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짚었다.
바이오노트 역시 "글로벌 진단 시장은 집에서 스스로 여러 질병을 검사하는 홈케어와 현장진단 등으로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진단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이후로 나뉘며 앞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몇몇 대표적 진단기업의 경우 당장의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적극적인 투자가 바탕이 된다면 향후 성장할 예방의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기반은 마련했다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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