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잠 안자고 해킹과 싸웠죠”...성인 뺨친 고교생 화이트해커 [코드게이트 2022 현장]

이재철, 우수민 2022. 11. 8. 14: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드게이트 2022’ 시상식 개최

전 세계 2872팀 경합 속

일반부 ‘The Duck’ 1위

팀 승리 이끈 임준오 씨

5년 전 고교생으로 참가

주니어부 실력 매년 향상

보안인재 양성의 메카로

8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전 세계 화이트해커 축제인 ‘코드게이트 2022’ 시상식에서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가운데)과 내외빈들이 대회 참가 선수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철 기자

“5년 전 코드게이트에 고등학생으로 처음 출전했는데 올해 일반부에서 1등을 차지했네요. 보안 분야를 진로로 선택한 게 뿌듯합니다.” (임준오·직장인 화이트해커)

“주니어부 우승 비결요? 12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한 덕분입니다.”(허승환 학생·한국디지털미디어고)

총상금 6600만원을 놓고 경쟁하는 국제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 2022’가 24시간의 마라톤 경쟁 속 세계 최고의 화이트해커들을 가려냈다.

미국 ‘데프콘’과 함께 전 세계 화이트해커들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한 ‘코드게이트 2022’는 지난 7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100여명의 선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결선을 치렀다. 팀별 성적이 다음날인 8일 오전 확정돼 현장에서 바로 시상식이 이어졌다.

올해 대회는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온라인 행사로 전환됐다가 3년만에 재개된 오프라인 대회로 지난 2월 치러진 예선전에만 총 48개국에서 2872개팀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입증했다. 일반부와 대학생부, 주니어부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 시상식에서 일반부 영예의 1위(상금 3000만원)는 한국 국적의 ‘The Duck’팀에 돌아갔다.

이 팀은 7일 결선 승부 당시 블록체인 관련 허첨을 찾아내 문제를 해결하는 미션에서 경쟁팀을 압도하는 실력으로 일찌감치 1위 자리를 예약했다. 놀랍게도 이 팀을 이끄는 임준오 씨는 2017년 고등학생 신분으로 코드게이트 주니어부에 참가한 이력의 소유자였다. 임 씨는 “보안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고 주니어부 출전 이듬해 대학에 가지 않고 취업을 선택했다”라며 “(이번 대회 우승으로)당시 진로 선택은 물론 코드게이트가 보안 부문의 인재를 조기에 육성하는 데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임 씨가 대학 대신 들어간 회사는 보안 컨설팅회사로 급성장하고 있는 ‘티오리’다. 이곳 박세준 대표 역시 코드게이트 출전과 우승 경험이 있는 국내 대표 화이트해커라는 점에서 코드게이트가 세계적 보안 인재를 키우는 등용문임을 확인시키고 있다.

대학생부에서는 카이스트 학생들로 구성된 ‘GoN’이 압도적 스코어로 1위를 거머쥐었다. 뒤이어 숭실대 ‘해군 해난구조전대’가 2위를, 고려대 ‘CyKor’가 3위를 기록했다.

올해 대회의 특징은 성인부와 대학팀 못지 않게 주니어부가 예선 과정부터 주목을 받았다는 점이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 3학년 허승환 군이 현저히 높은 점수차로 지난 2월 예선을 통과한 뒤 지난 7일 진행된 결선에서 탁월한 문제해결 능력으로 1위를 확정지었다. 대회를 마련한 코드게이트보안포럼 측은 “해가 거듭될수록 출제 문제가 상향되고 있음에도 주니어부 학생들의 스코어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허승환 군은 “지난 3년 간 보안이라는 한 분야에 집중해 공부한 결실이 오늘 이뤄진 것 같다”라며 “어제 12시간에 걸친 결선에서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음료수만 마시며 버텼다”고 소회를 밝혔다. 2위를 차지한 주인공도 같은 한국디지털미디어고 3학년 친구인 장서현 군이었다. 장 군은 “이번 수상이 보안 전문가라는 꿈으르 향해 가는 데 의미 있는 발판이 될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코드게이트는 2008년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 세계적 보안인재 양성을 기치로 설립한 대회로 현재 사단법인 코드게이트보안포럼이 행사를 이끌고 있다. 시상식에 자리를 함께 한 김 회장은 “미국의 ’데프콘‘과 함께 코드게이트가 세계 양대 해킹방어대회로 성장했다”라며 “이를 통해 한국의 보안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를 한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국내 1세대 보안 프로그래머인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이날 축하 동영상을 통해 “의대생 시절 새벽 시간에 백신 개발에 몰두해 V3 백신을 무료로 배포한 기억이 새롭다”라며 “코드게이트를 통해 유능한 후배들의 역량을 접할 때마다 당장이라도 컴퓨터 앞에 앉고 싶은 심정”이라고 대회의 가치를 평가했다.

코드게이트 공동주관사인 매일경제신문 서양원 대표는 특히 2014년 대회에서 코드게이트가 세계 최초로 주니어부를 창설해 중고등학생들이 세계적 해킹방어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음을 환기시키며 “코드게이트는 세계 최고의 보안 인재를 키우는 요람이자 최고의 화이트해커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축하 영상에서 “기업 데이터 등을 볼모로 하는 랜섬웨어 피해규모가 오는 2031년에 300조원을 넘을 것”이라며 코드게이트 해킹방어대회가 디지털 보안을 지켜내는 인재 양성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호평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