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북극 해빙 두께 알아낼 방법 개발
국내 연구진이 북극 바다를 덮고 있는 얼음, 즉 해빙의 두께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극초단파로도 불리는 ‘마이크로파’로 북극 해빙의 두께를 추정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대기와 해양기술’ 최신호에 실었다고 8일 밝혔다.
해빙은 북극으로 쏟아지는 햇빛을 거울처럼 반사해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로 최근 해빙이 많이 녹으면서 북극해가 더 많은 햇빛을 흡수했고, 이 때문에 북극의 바다와 대기가 따뜻해지면서 한반도를 포함한 중위도에 한파 등 이상 기후가 초래되고 있다.
이렇게 해빙 면적은 지구의 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1970년대부터 인공위성을 활용한 관측이 활발히 이뤄졌다.
문제는 우주에서 수직으로 지상을 바라보는 인공위성으로는 해빙의 두께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해빙의 변화를 더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두께 정보가 필요하다. 두꺼운 해빙은 천천히, 얇은 해빙은 더 빨리 녹기 때문이다.
극지연구소 김현철 박사팀은 마이크로파를 통한 해빙 두께 측정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해빙이 두꺼울수록 해빙에서 방출되는 마이크로파가 더 긴 구간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산란 정도가 커진다는 점에 집중했다. 마이크로파 신호를 인공위성으로 수신해 산란 정도를 감지하면 해빙의 두께를 추정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면적 위주로 이뤄졌던 북극 해빙의 관측 방향을 해빙의 두께를 알아내는 데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알기 어려웠던 해빙의 부피 변화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북극 해빙의 부피가 얼마나 줄었고,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늦어도 2050년에는 여름철 북극 해빙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새로운 해빙 두께 측정법이 향후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지원해 기후변화가 북극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정밀하게 진단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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