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저축 금리 6년만에 0.3%p↑…'연말 동결' 디딤돌금리 “인상은 미정”(종합)

국민주택채권 금리도 0.3%p↑…기금 재무건전성 감안 소폭 인상
국토부 "내년 조달·대출금리 추가 조정 신중히 검토"

뉴스1 자료사진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과 국민주택채권 금리가 각각 0.3%포인트(p)씩 인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와의 격차, 국민 편익 및 기금의 재무건전성 등을 감안해 이같은 조치를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청약저축 금리는 현재 1.8%에서 2.1%로, 국민주택채권 발행금리는 현재 1.0%에서 1.3%로 각각 인상될 예정이다. 청약저축 금리는 6년 3개월, 국민주택채권 발행금리는 3년 3개월 만에 조정이다.

이번 금리 인상은 사전 규제심사, 기금운용심의회 심의, 행정예고, 국토부 고시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청약저축 금리는 11월 중, 국민주택채권 금리는 12월 시행될 예정이다.

인상분 적용 시 청약저축 납입액이 1000만원인 가입자는 연간 이자가 18만원에서 21만원으로 늘어나며 3만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 1000만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매입 후 즉시 매도하는 경우에는 172만원인 현행 부담금이 157만원으로 약 15만원 줄어들게 된다.

주택도시기금은 청약저축, 국민주택채권 등을 통해 조성한 자금을 임대주택 건설, 무주택 서민에 대한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저리 대출 지원 등 다양한 주거복지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국내외 기준금리와 시중금리가 급격히 인상됐고,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기준·시중금리와 기금 조달금리 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청약저축 금리 등의 인상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청약저축 금리 등이 인상될 경우 기금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출금리 인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과 8월 민생안정대책의 일환으로 디딤돌·버팀목 등 주택도시기금 대출금리를 연말까지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연말까지 기금 대출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만큼 이번 청약저축 금리 등을 소폭으로 인상하고, 향후 시장 상황에 따른 추가 조정을 예고했다.

정진훈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청약저축 금리가 1%p 오르면 이자 부담이 1조원 늘어나는데, 이를 충당하려면 대출자에게 이자로 수입을 더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신규대출자들에게 이자 부담을 시켜야만 수지를 맞출 수 있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이번 인상폭 설정 취지를 설명했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금리 인상이 최근 기준금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나, 이는 청약저축 가입자 등의 편익 증진과 함께 기금 대출자의 이자 부담, 기금의 재무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내년 초 금리 상황, 기금 수지 등을 보아 조달·대출금리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디딤돌·버팀목 등 기금 대출금리 인상 시기는 현재로선 미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 초 인상을 할지 여부조차 정해진 게 없다"며 "내년 시장 상황을 보며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에 육박하면서 크게 늘어난 기금 대출 수요도 인상 시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 은행 대출에 비해 이자 부담이 적은 만큼 많은 예비차주들이 기금 대출을 찾는 것으로, 최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디딤돌 대출의 소득 기준을 맞추기 위해 성과급 포기가 가능하냐'는 취지의 질문이 올라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재 디딤돌 대출은 30년 만기 기준 최대 3.0%의 금리가 적용되며 자녀,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구입 등 우대금리를 받으면 2%대로 고정금리 대출이 가능하다.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은 2년씩 최장 10년간 최대 2.4% 금리로 이용 가능하다.

soho090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