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직업적 음모론자” 비판에… 황운하 “관종장관 공수처 고소할 것”

예결위 파행 여진 계속돼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관련 종합정책질의는 전날에 이어 사실상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현안 질의로 이뤄졌다. 워낙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다 한덕수 국무총리·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기 위해 출석한 만큼 이태원 참사 관련 질의가 주를 이루는 게 불가피하다는 평이지만, 국회의 주요 의무인 예산안 심사를 위한 정책질의가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를 ‘직업적 음모론자’로 지칭한 것을 두고 황 의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 의사를 밝히는 등 전날 예결위 파행의 여진도 이어졌다.

첫 질의에 나선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이 정도 참사에 사의 표명을 안 한 분을 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자 이 장관은 “지금 더 중요한 건 사고 뒷수습, 그리고 재발방지책 마련”이라며 “현재 위치에서 제가 할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권 의원은 “정치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책임지셔야 하는 위치에 계신다”고 재차 압박하기도 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가슴 아픈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사회 안전 시스템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고 하자 한 총리는 “앞으로 우리 행태나 인식, 문화에 있어 안전이 최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한 장관의 발언으로 예결위는 두 차례 파행했다. 한 장관은 ‘한동훈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라는 건 황당한 주장인가’라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김어준 씨나 황운하 의원과 같은 ‘직업적인 음모론자’들이 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 정치 장사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답했다. 황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최근 소영웅주의와 관종에 매몰된 한 장관이 완벽하게 모욕죄를 저질렀다”며 “즉각 공수처에 고소하는 건 물론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도 끝까지 사과를 거부했던 한 장관은 이날도 사과하지 않았다. 예결위 회의장에 들어서며 기자들과 만난 한 장관은 “사과는 허황된 음모론을 퍼트린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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