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의 ‘계도 기간’이 편의점에 ‘봉투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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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도기간요? 쓰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현장의 혼란은 생각이나 하는지 궁금하네요."
서울 영등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정아무개(49)씨는 요즘 '일회용 비닐봉투'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원래 오는 24일부터 편의점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다고 했지만, 갑작스럽게 계도기간이 생기면서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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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비닐봉투, 친환경 비닐봉투, 쓰레기봉투…
쓰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헷갈리는 점주들
“계도기간요? 쓰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현장의 혼란은 생각이나 하는지 궁금하네요.”
서울 영등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정아무개(49)씨는 요즘 ‘일회용 비닐봉투’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원래 오는 24일부터 편의점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다고 했지만, 갑작스럽게 계도기간이 생기면서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정씨는 “일회용 봉투 발주가 아예 중단됐었는데, 본사에서 다시 구매가 가능하다고 하니, 점주들이 앞다퉈 신청하고 있다”며 “우리 점포에선 종량제만 판매하고 싶어도 (값이 싼) 일회용 봉투를 왜 안 파냐고 항의하는 손님들 때문에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8일 편의점주와 자영업자의 말을 종합하면, 환경부가 24일부터 비닐봉투·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종이컵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면서도 1년의 ‘계도기간’을 두고, 생분해성 플라스틱 용품(친환경 비닐봉투)은 2024년까지 허용하는 예외까지 두면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씨유(CU)와 지에스(GS)25는 지난달부터 발주를 아예 중단했던 ‘친환경(생분해성) 일회용 봉투’ 발주를 최근 재개했다. 제도 정착을 위해 부여된 계도기간이 실제로는 정책의 후퇴를 불러오고 있는 셈이다. 씨유 관계자는 “고객과 점주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발주를 중단했던 생분해 일회용 봉투 발주를 지난 4일부터 재개했다”며 “대체재인 종량제 봉투와 다회용 쇼핑백, 종이봉투와 병행해서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에스25 쪽도 이미 생분해 봉투 업체에 주문을 넣었고, 다음주부터는 점주들한테 다시 발주를 받는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주는 “(생분해) 비닐봉투 발주를 중단했다가 재개하다 보니 본사에서 재고 확보를 위해 당분간 한정 수량으로 주문하도록 하고 있다. 당장 급해서 쿠팡 등 온라인몰에서 따로 검정 일회용 비닐봉투를 주문한 상태”라며 “편의점 문에는 ‘24일부터 일회용 비닐봉투 판매 안 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해 놓고, 계속해서 비닐봉투를 파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은 카페와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종이컵 등의 사용이 24일부터 금지된다고 했지만, 정책 시행을 눈앞에 두고 1년의 계도기간이 부여되자 예전과 마찬가지로 이들 용품을 계속해서 주문·사용하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현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단계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정책의 후퇴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3년 전부터 계획한 ‘일회용 감축 로드맵’이 또다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탓이다.
영등포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이아무개(54)씨는 “플라스틱 빨대와 막대를 제공하면서 손님한테 계속 ‘1년간만 유예된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일 수도 없으니 문제”라며 “결국 지난 6월 시행하기로 했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후퇴한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일회용품을) 써도 무방하다’는 신호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냐”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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