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보다 낫다?'…청약통장담보대출 금리 천차만별

유진아 2022. 11. 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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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재원 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준거금리·가산금리 달라…'3%포인트 차'

신용대출 금리가 뛰고, 예·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또 다른 예금을 넣는 신종 재테크 방식이 유행하면서 주택청약통장 담보대출이 관심을 받고 있다. 목돈이 급할 경우 들어둔 예·적금을 깰 수 도 있지만 해지 수수료가 아깝다. 특히 주택청약통장의 납입 횟수는 청약 신청 때 중요한 지표다. 해지하면 그간 쌓은 납입횟수가 초기화된다.

청약통장 담보대출을 쓰면 목돈을 당겨쓰면서 청약 때 필요한 납입횟수, 가입기간은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주택청약 담보대출의 경우 은행별로 적용되는 금리가 제각각이어서 가입은행의 조건을 차분히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은행별 주택청약 담보대출 금리는?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청약통장 담보대출 금리는 연 3.24~6.30%다. 은행에 따라 3%포인트 넘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예금담보대출의 경우 수신금리에 통상 1%포인트의 가산 금리가 붙기 때문에 금리 차이가 작다.

하지만 주택청약 담보대출의 경우 은행별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금융채 등 은행마다 다양한 기준을 두고 있다. 산정방식도 다를뿐더러 은행별로 적용되는 가산금리도 제각각이다. 

신한은행은 CD 3개월물에 1.2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금리를 적용한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금융채 1년물에다 각각 1.3%포인트와 1.2%포인트의 금리를 더한다. 우리은행은 신 잔액 코픽스 12개월에 1.2%포인트를 가산하며, 국민은행은 신규 코픽스와 신 잔액 코픽스 중 하나에 1.33~1.41%포인트를 더해 책정하고 있다. 

CD 금리 3개월물을 활용하는 신한은행의 경우 주택청약 담보대출의 금리가 CD금리에 따라 3개월마다 변동된다. 그 외 은행들은 12개월 단위로 금리가 산정되기 때문에 1년에 한번 대출금리가 바뀐다.

시중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한 곳은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의 주택청약 담보대출의 경우 6.3%이고, 하나은행도 6.263%로 이에 맞먹는다. 기준(벤치마크)으로 삼는 금융채의 금리가 최근 급격히 뛴 탓이다. 

반면 가장 낮은 은행은 연 3.24%를 적용하는 우리은행이다. 시중 금리 변화가 커도 뒤늦게 반영되는 신 잔액 코픽스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2011년 이전에는 주택청약통장 금리에 연동해 담보대출 금리를 산정했지만, 2014년 잔액 코픽스 기준으로 바꿨고, 2019년부터 현재 방식을 쓰고 있다. 

국민은행은 신규 코픽스와 신 잔액 코픽스 기준 중 택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작년까진 신규 코픽스 기준 대출 금리가 낮았다. 하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신 잔액 코픽스 기준 금리가 1.4%포인트 가량 낮다.▷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심상찮은 대출금리…'영끌족'은 서늘(2021년 12월17일)

은행별 주택청약 담보대출 산정기준이 다른 이유

주택청약 담보대출은 구조상 납입액을 대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없다. 주택청약통장 출납을 은행이 대행하지만 납입금은 정부(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주택도시기금으로 쓰여서다. 청약통장 금리도 은행이 아닌 국토부를 통해 결정된다. 관련 분야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주택도시기금운용심의회의 심의·의결해 행정예고와 관계부처의 의견 수렴 등을 거친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는 청약통장 수신금리가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가중평균 수신금리 등을 고려하여 산정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재(8일 기준) 연 1.8%인 주택종합저축 금리는 9월 저축성 수신금리는 3.38%보다 한참 낮다. ▷관련기사: [저금리 청약저축]②이자율 인상 이젠 '초읽기'(4월11일)

금리 산정 방식도 은행별로 자율적으로 정한다. 은행 관계자는 "다만 은행은 청약통장을 위탁판매하고 수수료만 받는 역할이기 때문에 은행 상품인 예·적금을 담보로 대출해 줄 때보다 금리를 더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출 한도는 원금의 90~95%까지 가능하다. 대출은 전액이 통장에 입금되는 일시 상환형 방식과 마이너스통장과 같은 통장 자동대출형이 있다. 통장 자동대출형의 경우 신한은행을 제외한 4개의 은행에서 금리가 0.5%포인트 높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일시 상환형의 경우 대출 신청 즉시 이자가 발생하지만 마이너스 통장(통장 자동대출형)의 경우 한도만 잡아놓고 실제로 사용하지 않으면 은행에 이자수익이 없다"며 "그에 대비해 미리 기회비용 차원에서 금리를 더 높게 책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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