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연아_여기야”… MZ는 ‘찐 맛집’ 찾는 방법도 다르다
이호재 기자 2022. 11. 8. 11: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여기요? '아이돌 해시태그'로 검색해서 찾아왔어요."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갈비 음식점에서 만난 대학생 김태희 씨(20)는 어떻게 이곳을 찾아왔냐는 질문에 해맑게 웃으며 답했다.
김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갈비'를 검색한 뒤 아이돌 해시태그가 있는 글을 참고해 음식점을 정했다"며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음식 사진과 함께 아이돌 가수 팬만 가지고 있는 '포토카드'를 음식 사진과 함께 찍어 올린 글을 주로 찾았다"고 했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기요? ‘아이돌 해시태그’로 검색해서 찾아왔어요.”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갈비 음식점에서 만난 대학생 김태희 씨(20)는 어떻게 이곳을 찾아왔냐는 질문에 해맑게 웃으며 답했다.
김 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갈비’를 검색한 뒤 아이돌 해시태그가 있는 글을 참고해 음식점을 정했다”며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음식 사진과 함께 아이돌 가수 팬만 가지고 있는 ‘포토카드’를 음식 사진과 함께 찍어 올린 글을 주로 찾았다”고 했다.
음식점 사장인 이범 씨(40)는 “주말 저녁 손님의 80%가 아이돌 해시태그를 달기 위해서 온 팬이거나, 팬이 올린 글을 검색해서 찾아온 손님”이라고 했다.
요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은 이른바 ‘아이돌 해시태그’를 활용해 음식점을 찾는다. 포털사이트가 각종 광고로 뒤덮이면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는 MZ세대가 아이돌 팬덤을 이용하고 있는 것. 아이돌 가수 ‘우즈’의 팬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에게 음식점을 추천하기 위해 해시태그 ‘#승연아_우즈야_여기야’를 달아놓는 문화를 활용하는 식이다.
지난달 29일 동아일보는 ‘아이돌 해시태그’로 MZ세대 사이에서 맛집으로 떠오른 서울 시내 8곳의 음식점을 방문했다.
그 결과 아이돌 가수에 따라 해시태그의 용도는 다양했다. 예를 들어 고급 레스토랑을 찾을 땐 경제력을 갖춘 30대 이상의 팬이 많은 가수 강다니엘의 팬이 달아놓은 해시태그를 찾았다. 그룹 ‘NCT’ 중국 국적 멤버 윈윈의 팬은 마라탕, 훠궈 등 중식을 많이 추천했다. 마포구 떡볶이 가게에서 만난 윤정민 양(16)은 “보이그룹 ‘NCT’ 해시태그로 이곳을 찾았다”며 “멤버 수가 23명이라 게시물 수가 많은 점이 ‘NCT’ 해시태그의 장점”이라고 했다.
아이돌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 중에서도 각종 ‘굿즈’로 인증한 글이 신뢰도가 높다. 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캐릭터 인형, 엽서, 포토카드를 함께 올리면 팬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다.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이 많은 음식점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마포구 피자집 직원 김동욱 씨(26)는 “손님 중 30% 이상이 SNS에서 ‘아이돌 해시태그’를 이용해 찾아온다”며 “아이돌 팬은 도착 직후나 음식 나왔을 때 굿즈를 꺼내서 사진 찍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다”고 했다.
유행이 급속히 퍼지면서 올 초엔 수백 개의 아이돌 해시태그를 모아둔 온라인 검색 사이트가 등장했다. 또 미술전시, 서점, 여행지를 찾는 방식으로 아이돌 해시태그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대학생 김소민 씨(23)는 “올 9월 아이돌 해시태그 온라인 검색 사이트에 ‘강릉’을 검색해 미술관에 다녀왔다”며 “아이돌 해시태그로 맛집을 찾아간 뒤 실패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식당 아닌 다른 장소도 찾게 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돌 해시태그 검색법이 진화된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문해력)’의 일종이라고 해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포털사이트는 광고성 후기들로 점령돼 더 이상 신뢰하기 어려워졌다는 걸 경험적으로 확인한 소비자들이 새로운 방법을 찾은 것”이라며 “팬들의 후기는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의 이름을 걸고 적는다는 점에서 진실성과 신뢰성이 상당히 담보된다”고 했다.
임종수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최근 검색법이 알려지면서 아이돌 해시태그를 위장한 광고도 생겨나고 있다”며 “포털사이트처럼 아이돌 해시태그도 신뢰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최원영 인턴기자 고려대 미디어학부 졸업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아파트 외벽 타고 오르던 외국인, 7층 실외기 앉아있다 추락사
- “손 덜덜 떨며 브리핑하던 모습 눈에 선한데” 소방서장 입건에 논란
- 尹 질타 하루뒤, 경찰청장-서울청장실 등 55곳 압수수색
- 홍준표 “文, 개 3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나라 통치했나”
- [속보]‘서해 피살’ 서욱 前국방장관 석방…구속적부심 인용
- 한동훈 “직업적 음모론자”…황운하 “모욕죄, 고소하겠다”
- 40대 성범죄자, 부천서 전자발찌 끊고 도주…공개 수배
- 두 딸 남기고 참전했던 故송병선 하사…70여년 만에 유해 확인
- W재단 “유엔기후변화협약 뉴스레터 통해 HOOXI 캠페인 전 세계에 소개”
- 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5호선 운행 지연